외환딜러 "기존 방침 유지한 ECB, 테이퍼링 기대 높여"
(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서울외환시장의 외환딜러들은 8일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주목할만한 내용이 없었지만, 그 점이 향후 테이퍼링 기대를 높였다고 진단했다.
시장이 기대했던 것은 ECB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하고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하는 것이었는데, 그 부분이 언급되지 않아 유로화가 재차 강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ECB 회의 이후 유로-달러 환율은 지난달 말 이후 처음으로 1.20달러를 넘어섰고, 이 영향으로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 물도 하락했다.
뉴욕 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27.75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9.40원) 대비 1.40원 내린 셈이다.
ECB는 지난밤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레피(Refi)' 금리를 제로(0)%로,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하루 동안 돈을 맡길 때 적용되는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40%로 동결했다.
ECB는 당분간 정책금리를 현 수준으로 동결할 것이며 한 달 600억 유로의 채권 매입은 올해 말까지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경기가 악화하면 채권 매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도 유지했다.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은 당초 1.9%에서 2.2%로 상향 조정됐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로화 강세는 면밀한 감시가 필요한 불확실성 요소라며 우려를 나타냈지만, 환율 목표치를 갖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어 통화정책과 관련한 대부분의 결정이 다음 달 회의에서 발표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외환딜러들은 NDF 시장에서 달러-원이 하락한 데다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는 만큼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 중반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주말 동안 북한이 추가 도발할 수 있다는 우려로 하단이 지지되며 무거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A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ECB가 통화정책과 관련해 별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그 점이 기존대로 테이퍼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였다"며 "유로화 강세는 좀 더 이어질 것이고 달러-원 환율도 이를 반영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9월 9일 국경절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 적극적인 매도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B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유로화 강세에 대해 어떤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이 없던 것에 시장이 실망한 것 같다"며 "ECB 영향과 지정학적 우려가 부딪히며 이날 횡보 장세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byk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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