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이후 최저' FX스와프 추락…달러 유동성 괜찮나>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FX) 스와프 포인트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추락하고 있다.
연말 은행권의 달러 수요가 집중되면서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달러 유동성 이슈가 불거지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반면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에 따른 FX 스와프 시장에서의 가격 급락일 뿐, 역내 달러 공급 문제까지 확대할 사안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 FX 스와프 금융위기 이후 최저
20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전일 FX 스와프 포인트 1개월물은 마이너스(-) 0.75원에 마감하며 지난 2009년 7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밀렸다.
3개월물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인 -1.95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6월 22일에 기록했던 -1.95원과 같은 연저점 레벨이다.
6개월물과 1년물도 각각 -4.00원과 -7.90원으로 연저점을 향해 급하게 빠지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 받는 FX 스와프 포인트의 마이너스 폭이 확대한다는 것은 통화 교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 우위 현상이 가속한다는 의미다.
시중은행의 한 FX 스와프 딜러는 "매수세(비드)가 조금이라도 나오면 은행들이 매도세(오퍼)를 바로 갖다 댄다"며 "국내(로컬)은행이 롱스톱을 내놓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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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X 스와프 포인트 왜 빠지나
FX 스와프 포인트가 급하게 하락하는 배경으로는 연말 요인이 첫 번째로 꼽힌다.
은행들이 유동성 비율 등 대차대조표(BS)를 맞추는 과정에서 달러를 비축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은 분기말 반기 말에도 비슷하게 반복됐고,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한 달러 머니 마켓(은행 간 차입 시장) 참가자는 "연말이다 보니 은행들이 익일물(오버나이트)보다 다소 길게 나가는 것을 조심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국내 수급 적으로는 에셋 스와프 물량이 12월들어 몰리고 있다.
달러를 빌려 해외투자에 나서는 바이앤드셀(buy&sell) 주문으로 스와프 포인트 하락세를 부추기고 있다.
1개월물로 끊어서 환 헤지를 하는 국민연금의 롤오버 수요를 비롯해 최근에는 우정사업본부와 보험사들의 에셋이 많이 나오는 편이다.
연말 해외투자 자금을 집행하는 시기적 특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작년 12월에도 보험사의 에셋 물량이 꾸준히 스와프 포인트를 무겁게 눌렀다.
반면 부채 스와프(셀앤드바이)로 유입될 수 있는 국내 기관의 해외 채권 발행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은행들의 달러-원 현물환(스팟) 포지션 정리 움직임도 스와프 포인트 하락세의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10월부터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의 달러-원 선물환 매도세가 이어졌고, 은행권은 현물환(스팟) 매도로 포지션을 상쇄해 왔다.
이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은행들은 스와프 시장에서 달러 현물환 빌려야(바이앤드셀) 하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아울러 연말 원화 자금 시장은 다소 여유롭게 돌아가고 있다. 원화를 달러로 교환하는 활동이 커졌을 개연성이 있다.
외환시장의 한 전문가는 "쏠림 현상으로 수급불일치가 생겨서 스와프 포인트 변동성이 크다"고 말했다.
◇ 역내 달러 유동성 괜찮을까
몇몇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달러 부족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스와프 딜러는 "달러 유동성 위기로 본다"며 "스와프 베이시스가 연내 최저 수준이고, 이론 가격과도 너무 벌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수급 꼬이느냐의 문제가 아니다"며 "10∼11월 외환당국이 사들인 달러를 스와프 시장에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드가 없고, 오퍼만 넘치면서 스와프 시장의 기능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전일 FX 스와프 포인트 1주일물은 -0.20원까지 빠졌는데, 국민연금의 에셋 1개월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가격이 괴리된 1개월물이 아닌 1주일물이 활용된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중 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연말까지는 스와프 포인트가 내려갈 수 밖에 없는 흐름"이라며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역내 달러 공급량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는 FX 스와프 시장에서 변동성이 거칠고 쏠림 현상도 분명히 존재하지만, 달러 차입 여건 자체가 악화하지는 않았다.
머니 마켓의 한 관계자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오버나이트 금리가 25bp 뛰어 현재 1.46∼1.49% 수준으로 거래된다"며 "롤오버가 되지 않거나 그런 문제는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외화 자금 시장을 종종 찾았던 중국계 은행들의 달러 사정도 많이 나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외환시장의 다른 전문가는 "유동성 문제가 생기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올라가고, 이보다 먼저 환율이 급등한다"며 "달러-원 스와프 베이시스는 다른 통화나 FX 스와프 포인트에 비해 안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스와프 베이시스는 통화스와프(CRS)와 이자율 스와프(IRS) 차이로, 일반적으로 마이너스 폭이 커질수록 달러 차입 여건이 어려진다는 신호로 읽힌다.
또 다른 시중은행의 스와프 딜러는 "달러 공급이 아닌 스와프 시장의 수급이 쏠리면서 유동성이 안 좋은 것"이라며 "보험사 등이 해외투자 관련 환전략을 상황에 맞게 변경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보니 가격이 많이 내린다"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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