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원화 초강세] 3년만에 1,050원대 위협…이유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3년 2개월 만에 1,050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글로벌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고, 수출 호황에 따라 수출업체들의 네고 대기물량이 증가한 데다 외환당국의 개입이 약화하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하락 방향으로 쏠림이 심화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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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지난 2014년 10월30일 1,055.50원 이후 3년2개월 만에 1,050원대로 근접했다.
미국 금리인상 본격화와 북한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로 지난해 초 1,200원대까지 급등했던 것과 비교하면 사뭇 달라진 움직임이다.
달러화는 지난 9월28일 1,150.00원을 기록한 이후 석달간 90원 가까이 하락했다.
◇'자율조정' 무게두는 외환당국 스탠스
달러화가 하락하는 가장 큰 이유로 외환당국의 환율 방어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이 꼽힌다.
원화 강세 흐름이 나타날 때마다 시장에 등장해 하단을 떠받치고, 속도조절에 나섰던 외환당국이 별다른 존재감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의견이 많다.
외환당국은 오히려 '인위적인 조정'을 자제하고 '자율 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원화 강세 기대는 더욱 커졌다.
당국이 더이상 달러화 하락을 막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매수 심리가 위축되고, 달러 매도 타이밍이 주목받고 있다.
서울환시의 한 관계자는 "환율은 수급에 의해 움직일 것으로 보이며, 연초라 숏플레이가 강하게 나오지는 않을 듯하다"며 "시장이 쏠린다면 안정화할 의지는 있겠지만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도 미뤘던 수출업체…만만찮은 네고 대기물량
수출업체들이 네고물량을 쏟아내는 것도 달러화 하락을 이끌었다.
달러화는 지난 10월 이후 석달 이상 하락세를 이어왔다.
북한 핵실험이나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소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성장률 연 3% 가능성, 11월 한국은행 금리인상 등이 합쳐지면서 원화 펀더멘털 기대가 더해졌다.
달러화가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수출업체들은 서둘러 달러를 팔기보다 느긋한 모습을 유지했다.
환율이 반등할 때 조금씩 분할매도하는 편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거주자외화예금은 역대 최대로 쌓였다.
11월말 거주자외화예금은 804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681억달러는 달러 예금으로 주로 수출업체들의 수출대금 예치와 국내기업 지분의 해외매각 대금 등이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글로벌 달러약세에 묵은 셀 물량까지 합쳐지면 연초에 달러화 하락폭이 커질 수 있다"며 "연초에 수익을 내고 시작하려면 숏플레이가 유리하다는 인식도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시 "글로벌 달러약세에 지지선 의미없다"
글로벌 달러가 새해 벽두부터 약세를 보이는 점도 달러화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 세제개편안 통과나 금리인상 이슈가 달러 강세를 좀처럼 견인하지 못하면서 달러화는 더욱 힘을 잃고 있다.
유로-달러 환율은 1.20달러대로 올랐고, 달러-엔 환율은 112엔대로 내렸다.
달러 약세 흐름이 달러-원 환율에 유독 크게 반영되면서 엔-원 재정환율도 100엔당 942원대까지 내렸다.
환시 참가자들은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달러화 지지레벨은 의미가 없다고 봤다.
전저점은 이미 1,055원선으로 낮아졌고, 주요 레벨은 모두 깨졌다.
또 다른 은행 외환딜러는 "외환당국도 속도조절을 할 수는 있지만 어느 정도 환율 하락을 용인했고, 굳이 전저점을 막는 분위기도 아니다"며 "며 "1,053원대 정도는 스무딩오퍼레이션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를 고려하면 계속 아래쪽을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시장이 달러약세로 너무 쏠려있어 안좋은 이슈가 나오면 급반등할 수도 있지만 지금은 그런 요인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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