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원화 초강세] 세자릿수 환율 보게 될까
  • 일시 : 2018-01-03 09:15:03
  • [심상찮은 원화 초강세] 세자릿수 환율 보게 될까



    (서울·세종=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제대로 된 반등의 기회도 잡지 못한 채 하락 일변도로 흐르자 1,000원마저도 뚫릴 수 있다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수출 호조세를 바탕으로 한 견고한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과 한국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 이슈가 부각될 것으로 예측돼, 상당 기간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리라는 판단에서다.

    1인당 3만 달러 국민소득(GNI) 시대를 앞두고 외환 당국이 원화 강세를 용인할 것으로 예측되는 데다, 무엇보다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시장참가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3일 "쏠림으로 가는 장이라 1,000원대 초반까지 하락한다고 보면 세 자릿수 환율도 열어둘 만하다"며 "당국 스탠스가 하락 용인이라면 펀더멘털과 괴리되더라도 1,000원을 밑돌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은행 딜러도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가고 있어 달러-원 환율도 계속 아래쪽을 보는 게 맞다"며 "안 좋은 이슈가 나오면 급반등할 수 있지만, 현재는 하락 추세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세자릿수 환율을 말하기는 이르지만, 굳이 여기서 달러를 살 이유는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에서의 달러-원 환율이 과거 노무현 정부 때의 움직임과 유사하게 흐를 수 있다고 분석한다.

    기본적으로 글로벌 달러 약세 기조가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신한금융투자는 실질실효환율 기준 달러화 가치가 1∼2% 정도 고평가됐고, 미국의 내수 경기 개선으로 경상 적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금융규제 완화 시 미국의 해외투자 확대도 달러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했다.

    원화 강세 요인으로는 새 정부가 원화 절하 정책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꼽았다.

    원화 가치를 떨어뜨려 대기업 주도의 수출 중심 성장을 이뤄내는 것보다 원화 절상에 따른 수입물가 안정 및 실질 구매력 제고 효과에 우선순위를 둘 것이라는 견해다.

    하건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외환시장 환경은 2006년과 매우 유사하다"며 "약 달러 기조 연장으로 원화 강세압력이 지속하겠고, 정부는 적극적으로 환율 하락을 방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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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원 환율 월봉 차트. 가로 선은 1,000원>



    반면 원화 강세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1,000원을 밑돌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진단도 만만치 않다.

    시중은행의 한 베테랑 외환딜러는 "올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글로벌 통화정책이 정상화하는 원년이 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아니더라도 제3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면, 우리 외환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금리 정상화는 시간을 두고 글로벌 유동성 조정을 동반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화투자증권은 2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변화와 달러화의 관계, 미국과 유럽의 2년물 금리 차이 등의 지표로 볼 때 작년 달러화 약세 흐름은 과거 평균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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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미국 2년 만기 금리는 약 70bp 올랐는데, 단기 금리가 뛸 때 글로벌 달러 가치가 약세인 경우는 흔치 않았다.

    또 미국과 독일의 금리 차이가 2.5%포인트(p) 이상 나는 시기에 달러가 큰 폭의 약세였던 적은 2000년 이후 없었다고 한화투자증권은 분석했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작년 미국의 경제 성장률과 금리 등에도 달러가 약세였던 것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문제, 러시아 스캔들로 정치 환경이 불안정해져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올해 법인세 인하가 시작됐고, 한시적인 송환세 인하로 미국 기업들이 해외에 있는 현금을 미국으로 송금할 가능성이 크다"며 "경제에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달러 수요를 증가시킬만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11월 미국의 중간 선거가 달러에 큰 변화를 줄 것"이라며 "하원 의원 전체와 상원의원의 3분의 1을 새로 뽑는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강화되면 달러가 약세를 끝내고 강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yjung@yna.co.kr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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