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실탄 안쏘고 달러 수급 조절로 원화강세 방어
  • 일시 : 2018-01-23 13:27:00
  • 외환당국, 실탄 안쏘고 달러 수급 조절로 원화강세 방어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가파른 원화 강세에 부담을 느낀 외환 당국이 달러 수급 조절에 나섰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두개입 또는 스무딩오퍼레이션(미세조정) 등 직접적인 방식이 아니라 시장 밖에서 간접적으로 환율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2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초 해외 채권을 발행할 예정이었던 한국전력이 최근 발행 계획을 연기했다.

    환 헤지 비용 성격의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좋지 않은 탓에 발행 시점을 미룬 것이 첫 번째 이유지만, 기재부의 입김이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외환 당국 관계자는 "공기업과 국책은행의 해외 채권 발행은 기재부가 맡고 있다"며 "필요한 것을 막지는 않고, 불요불급한 것은 미루기도 한다. 좀 더 꼼꼼하게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화 강세가 심해지는 등)필요하면 공기업의 해외 채권 발행을 막을 수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전체적인 해외 자금 차입 업무를 담당하는 기재부가 특히 시장의 달러 공급 요인을 고려해, 해외 채권 발행 계획을 점검한다는 의미다.

    수천억 원의 달러가 시장에 유입되지 않는다고 해서 환율이 반등하거나 방향성이 만들어지지는 않겠지만, 수급상 달러 공급량은 감소하게 된다.

    외화자금 시장에서는 부채 스와프가 줄어들어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스와프 포인트의 하락세가 확대할 가능성은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작년 한국계 외화채권 발행규모는 315억 달러로, 전년 296억 달러 대비 6% 증가했다.

    미국 금리 인상에 대비한 선발행과 만기 도래 등으로 100억 달러가 1분기에 집중됐는데, 이 시기에 달러-원 환율은 글로벌 주요 통화와 함께 빠르게 하락한 바 있다.

    연초 달러-원 환율이 1,060원대 머무는 등 원화 강세에 부담을 느낀 기재부는 이외에도 간접적인 방식으로 환율 하락에 대응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환율정책이 바뀌지 않았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지만, 시장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당국의 환율 관리 스탠스가 완화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해외주식형 펀드의 비과세 혜택은 작년 말 일몰됐기 때문에 곧바로 검토되지 않으리라고 보인다.

    달러 결제량이 많은 가스공사 등 공기업의 물량을 조절하거나 일반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을 자제토록 하는 것은 가능해 보이지만,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민연금의 방식대로 해외 투자 시 환 헤지를 줄이게끔 권고하는 방법은 현실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이는 수급상 달러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 된다.

    작년 7월에 열린 한 정책 심포지엄에서 황건일 국제경제관리관(당시 국제금융정책국장)은 환 헤지 없는 해외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당시 그는 "해외 투자가 많은 보험사의 경우 50% 이상 헤지를 하는데, 이는 수익률을 줄이는 요인이 된다"며 "헤지가 있으면 외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은 증권 투자 시 헤지를 거의 하지 않는다"며 "이는 투자에 대한 자신감과 비결이 있다는 얘기다. (국내 투자자도) 인식 전환 및 행태 변화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환율 관리에 필요한 방법을 보고는 있지만, 세부적으로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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