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해빙 무드…韓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은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북한과 미국이 사상 최초로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함에 따라 우리나라 신용등급이 상향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꿈틀대고 있다.
대외 신인도 개선에 분명한 호재인 만큼 그동안 해외 신용평가기관이 지적해 온 한반도의 지정학적 우려가 한층 누그러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고 가시적인 협의 결과가 도출되기 전까지는, 무작정 신용등급이나 등급 전망이 올라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장밋빛 낙관론에 불과하다는 시각이 강하다.
12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우리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는 점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와 가계부채, 딱 두 가지다.
상대적으로 견고한 경제 성장, 우수한 재정 건전성, 안정적인 대외 부문 등은 세계적으로 손으로 꼽힐 만큼 지표가 좋다.
현재 기재부는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한 무디스와 연례협의 일정을 조율 중이다.
무디스는 지난해 10월 보고서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구조개혁, 가계부채 감소 등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상승 및 하락 요인으로 꼽았다.
4월 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은 5월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용등급 조정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힘으로 누르려고 했는데, 5월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좋으면 등급 전망이 오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현재 무디스 'Aa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AA', 피치 'AA-'등급이다. 등급 전망은 모두 '안정적'이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과정이 순탄치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미 백악관에서는 그동안 이뤄지고 추진됐던 북미 대화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에 시간을 벌어주는 용도로만 쓰였다는 지적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돼 가는 동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확인하려 할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지 않는다면, 이는 외교적 해법에 한계가 드러났다는 인식을 공공연히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거 북한 관련 지정학적 우려가 감소하면서 등급 전망이 A3 '부정적'에서 A3 '안정적'으로 올라간 사례는 있지만, '긍정적'으로 바뀐 경우는 없다. 등급 자체가 상향된 적도 전무하다.
무디스는 2003년 1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고 두 달이 지나 우리나라의 등급 전망을 긍정 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는데, 16개월 만에 안정적으로 재차 올린 바 있다.
당시 무디스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간 협상이 지속함에 따라 핵 관련 긴장이 완화됐고, 북핵 프로그램 폐기를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특히 1993년 3월 북한이 NPT를 탈퇴하고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방북해 파국을 면했던 1차 북핵 위기 국면에서는 신용등급 및 전망에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94년 6월 평양을 방문해 김일성 주석과 회담을 하고 물꼬를 텄고, 같은 해 10월 제네바 기본합의서가 채택되며 1차 북핵 위기가 해소됐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 국제연구실장은 "진행되는 상황과 결과를 보고 등급 검토가 있을 것"이라며 "신용등급 평가는 후행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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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디스는 연합인포맥스에 보낸 이메일 답변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한 상황 전개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격과 관련한 발표가 나오기 전에는 논평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마찬가지 스탠스였다.
킴엥 탄 S&P 아태지역 정부 신용평가 팀장은 지난 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한국의 신용등급에 즉각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발표만으로도 지난 2년여 동안 고조된 긴장이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면서도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지속적인 지정학적 안정성을 끌어내는 합의점이 도출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탄 상무는 "양측이 협상에서 상당한 유연성을 보여주지 않는 한 북한과 미국이 합의를 보거나 다자간 협상을 통해 합의를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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