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X스와프 급락에도 보이지 않는 당국…美통상압박+해외투자
  • 일시 : 2018-03-26 10:50:46
  • FX스와프 급락에도 보이지 않는 당국…美통상압박+해외투자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외환(FX) 스와프포인트 급락세에도 외환 당국의 '강력한 한 방'이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한 원인 분석이 활발하다.

    미국과 통상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늘어난 해외투자에 따른 환 헤지 수요까지 당국의 개입 여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외화자금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스와프포인트는 최근 빠른 하락세를 이어가 1년 만기 FX 스와프 포인트는 전 거래일 대비 1.00원 밀린 마이너스(-) 15.50원, 6개월물은 1.50원 하락한 -9.10원에 각각 마감했다.

    3개월물은 전일과 같은 -4.50원, 1개월물은 0.70원 빠진 -2.65원에 마무리됐다.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미 금리 역전이 예고된 만큼 지난 22일 이미 약 6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고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후 2009년 금융위기 수준까지 내려선 상황이다.

    또 3개월 리보(Libor)-OIS(overnight index swap) 스프레드 또한 유로존 재정위기가 있던 2011년 말과 2012년 초 수준을 넘어선 데 이어 2009년 수준까지 벌어졌다.

    시장에선 당국의 정책성 비드에 대한 기대가 커졌지만, 가시적인 개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전 거래일에도 종가를 관리하는 수준에서 그쳤고, 이에 대한 실망 오퍼까지 가세하자 크로스 커런시 스와프 금리도 같이 하락하는 모습이다.

    ◇美 재무부 환율보고서 코앞…적극적 개입 '주저'

    정책성 비드가 보이지 않는 가장 두드러진 이유에는 오는 4월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통상 관련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데 따른 당국의 부담이 자리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 타결도 앞두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지난 18일 "그동안 국제통화기금(IMF) 등의 권고를 고려해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등을 포함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와 관련해 IMF와도 지속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히자 시장에선 당국의 매수 개입이 많이 줄어들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외환시장 개입은 통상적으로 원화 약세를 유도하며 곧 선물환 매수를 뜻하는데 이를 공개한다는 것은 앞으로 선물환 매수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신호로 해석된 셈이다.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도 지난 22일 거시경제금융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 검토에 대한 질문에 "(미국 측의) 요구가 있었다기보다 미국에서 환율보고서를 낼 때마다 우리 측의 문제는 없었지만, 긴장이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이주열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면이 크게 부각되면서 금리 인상 기대는 크게 희석된 상황이다.

    이 총재는 인사청문회에서 경제 성장세 회복을 위해 통화완화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신중한 스탠스를 보였다. 2월 금통위의사록에서도 금통위원간 물가 지표에 대한 이견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스와프 시장 악화에 당국에 대한 기대가 약화됐고 이에 따른 '심리적 경색'이 큰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당국의 비드에 대한 기대감도 거둬들이고 있다.

    한 외국계은행의 스와프딜러는 "가격이 레인지를 벗어나 비드를 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은행들의 한도도 소진됐을 것"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당국 개입을 믿고 풀 베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압박 속에 철강 협상, FTA 협상이 다 걸려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규모 공개까지 거론하면서 외환시장에서 선물환 매수 수요를 얼어붙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년물의 경우 균형가격은 -9원, 3개월의 경우 -2원 정도라고 제시했다.

    ◇ 오퍼만 늘어나는 상황…분기 말에 늘어난 해외투자까지

    시장 참가자들은 무엇보다 현 상황이 외화 유동성 경색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한다.

    거주자외화예금이 지난달 말 2개월 연속 줄긴 했지만, 달러 자금이 절대적 부족하다기보다는 분기 말 수급 상황 속에 은행 간 포지션이 꼬인 상황이라고 보는 게 맞다.

    달러 약세 전망에 달러 포지션 헤지 수요가 몰리면서 단기 차입이 늘어난 데다 여기에 지난해 당국의 규제 완화로 해외투자가 확대되면서 롤오버 수요가 꾸준히 실리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보험사의 부동산과 외화자산, 파생상품 투자 등과 관련한 한도 규제를 완화하면서 해외채권 투자 확대에 불을 지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보험사가 외화채권에 투자할 경우 1년 미만 환 헤지에 대해서도 지급여력비율(RBC) 산정에 금리 리스크 감소를 인정했고 총자산의 30%로 묶여 있던 해외자산 한도도 폐지한 바 있다.

    한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이렇게 오퍼가 쏠리는 데는 당국이 보험사 규제를 완화해준 영향도 있다"며 "FX스와프와 단기 크로스를 통해 환 헤지 해, 해외 장기 유동자산을 매입하는 환 헤지 미스매칭 투자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퍼 쪽 수급여건이 개선된 데 반해 비드 쪽은 악화됐다. 특히 외국계은행들의 달러 조달 여건은 나빠졌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조달 비용이 높아졌고 글로벌 은행들이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Return on Risk Weighted Assets)를 중시하기 시작하면서 내부 기준을 강화했다.

    또 지난해 라인 이슈를 자극했던 북핵 등 지정학적 위기까지 '컨트리 리스크'도 한몫하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전반적으로 순공급이 감소한 부분이 있고 분기 말 요인이 가세했다"며 "해외투자를 하는 큰 손들이 투자한 것을 회수해가면서 헤지한 부분을 언와인딩했고 스와프포인트가 다소 올라갔을 때 중국계 외화자금을 조달한 부분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투자 수요는 확대되고 있는데 공급은 작년 북한 리스크 불거지고 나서 늘진 않은 상태"라며 "해외투자 가격 면에서 메리트가 없어지면서 헤지하는 방법이 달라지거나 해외투자가 전반적으로 줄어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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