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은 같지만"…정부, 환시개입과 FTA 연관성 부정해야 하는 이유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정부가 환율 관련 논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전혀 별개의 문제로, 결코 연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환율이 국가 경제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미 FTA를 개정하는 과정에서 협상용 카드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강경화하고 있는 미국의 통상정책 기조라는 큰 틀 아래서 결론은 같다.
미국은 우리 정부에 외환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라고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한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8일(현지시간) '미국의 새 무역정책과 국가 안보를 위한 한국 정부와의 협상 성과' 보도자료에서 "무역과 투자의 공평한 경쟁의 장을 촉진하기 위해, 경쟁적 평가절하와 환율조작을 금지하는 확고한 조항에 대한 합의(양해각서)가 마무리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면 합의 의혹 가능성을 지적했다. 우리 산업통상자원부의 한·미 FTA 협상 상대방인 USTR이 환율 문제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사실 한·미 FTA에 환율 문제 자체가 담기지도 않았고, FTA와 환율 문제는 별도로 논의되고 있다. 산업부와 USTR이 FTA를, 기획재정부와 미 재무부가 환율 문제를 다루고 있다.
실제 미 백악관은 홈페이지에서 "미국 정부는 한·미 FTA와 별개로(Outside the context of the KORUS) 미국 상품이 공정하게 취급되고, 상대방의 불공정한 통화 관행을 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악관은 "미 재무부는 별도의 트랙(On a separate track)에서 불공정하게 경쟁 우위를 만드는 행위를 피하기 위해 한국과 협의를 마무리 중이다"고 했다.
그러나 사안의 핵심은 FTA와의 직접적인 연계 여부가 아니다.
미국의 대규모 무역적자를 줄이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정책이 한·미 FTA 개정과 외환시장 개입 내용 공개 방침으로 귀결됐다는 데 있다.
실제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작년 10월 환율보고서가 나올 때까지만 해도 기재부는 미국 재무부의 시장 개입 내용 공개 요구를 거부해 왔지만, 올해는 이를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미국이 사문화된 무역확정법으로 철강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4월 환율보고서에서는 종합무역법에 근거해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에 묶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인 판단에 따라 통상압박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올해 들어서는 한·미 FTA 개정 협상과 환율 문제를 같이 보자는 미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미 FTA와 환율을 연계하자는 미국 측의 제안이 있었다"며 "우리 정부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고, 양자 통상 문제에 엮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강력히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이미 정부는 환시 개입 내역을 공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FTA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지만, 시기적으로 맞물릴 수밖에 없는 이슈다.
4월 중순께 나올 미국 환율보고서를 앞두고 타결될 것으로 보이나, 그 이후에도 가능성은 열려있다.
앞으로 기재부와 미 재무부는 동일한 공개 방식을 쌍방에 부과하는 내용으로 합의를 맺을 것으로 예상된다. 1개월 또는 분기 단위로 순매수 총액을 공개하는 방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처럼 날짜별로 개입 내용이 공개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 "이런 경우 외환시장 미치는 영향이 있기에 모든 것을 고려해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는 우리나라 정도만 시장 개입 현황을 공개하지 않아, 계속 논의돼 왔다"며 "트럼프 행정부 아래 FTA와 환율 문제가 다른 협상 테이블에서 논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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