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 환율보고서 '경계유지'…"조작국 가능성 작다"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외환 당국이 미국 재무부가 내놓을 환율보고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관련 법상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환율조작국(또는 심층 분석대상국) 지정 가능성이 작다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2일 오전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약 15분간 전화 통화했다.
김 부총리는 작년 대미 무역수지와 경상수지 동향 등을 설명하고, 우리나라는 미국 환율보고서상 환율조작국(또는 심층 분석대상국)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르면 이번 주 중 또는 주말에 나올 환율보고서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을 강하게 피력했다.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하되, 급격한 쏠림 등 급변동 시 안정조치를 실시한다'는 원칙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이라는 점도 김 부총리는 언급했다.
그동안 외환 당국의 달러 매수 개입이 무역 흑자를 목적으로 한 통화 가치 절하가 아니었다는 점을 미국 측에 다시 한 번 더 설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재무부는 2016년 제정된 교역촉진법에 따라 매년 4월과 10월 중순 경 환율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한다.
대미 무역 흑자 200억 달러를 웃돌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 흑자가 3% 넘으며, 달러 순매수 개입 비중이 GDP의 2%를 초과하는 등의 세 가지 요건에 해당하면 심층 분석 대상국이 된다.
우리나라는 개입 요건을 해당하지 않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되고 있고, 임박한 4월 환율보고서에서도 종전과 같은 요건에 따라 관찰대상국에 묶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이 1988년 만들어진 종합무역법에 따라 우리나라를 환율조작국에 지정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든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강경해고 있는 통상압박이 우리 정부의 환율 정책을 직접 타기팅 할 수도 있다.
이날 김 부총리가 므누신 미 재무장관에 전화한 것도 외환 당국의 경계심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기자 회견에서 "(환율조작국 지정 관련) 요건 세 가지 중에 두 개만 해당한다"며 "지정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다만 "무조건 지정되지 않을 것이라 예단하기 어려운 만큼 계속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긴장감을 유지했다.
아울러 미국의 환율보고서와 별개로, 그동안 취해진 시장 안정화 조치(개입)를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외환정책 투명성 제고 방안을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다"며 "개입 내역 공개가 환율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이런 것과 관계없이 환율은 기본적으로 시장 수급으로 결정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그는 "단지 쏠림 등에 의해 환율에 급격한 변동이 있으면 시장 안정화 차원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부총리와 이주열 총재는 다음 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릴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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