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FX 고수들이 본 갑갑한 달러-원
  • 일시 : 2018-05-28 07:57:52
  • 베테랑 FX 고수들이 본 갑갑한 달러-원



    (세종=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수개월째 달러-원 환율이 좁은 박스권에 갇히면서 변동성을 먹고 사는 외환(FX) 딜러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하루 1∼3원 등락에 '서울 외환시장 중국집 반란' 사건을 불러왔던 2000년 8월 죽은 외환시장이 연상된다는 얘기마저 들리는 정도다.

    연합인포맥스는 28일 외환시장에서 20년 이상 또는 20년 가까이 트레이딩 등의 업무를 해온 FX 고수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 A 은행

    최근 1,070∼1,080원대 레인지 흐름은 심하다. 환율이 위로 가면 동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환율이 급락하거나 절대 레벨이 낮은 경우를 제외하면 수출업체 네고는 꾸준하다. 하지만 역외차액결제선물환 시장 투자자의 결제 수요는 레인지 상단에서 나오지 않는다. 역외는 차익을 실현하려 한다.

    차트상으로 1,085원, 1,094원, 1,100원을 넘으면 위로 쉽게 갈 수 있지만 당장은 아니다. 순응해야 한다. 장중에 달러-원 환율이 올라서 달러를 사고 싶은 순간이 오면, 세 번까지 참고 다음에는 팔면 된다. 그렇다고 이번 주 당장 1,060원대를 보기도 힘들다. 시장에 강한 편견이 있는데, 위는 막혀도 아래는 금방 갈 수 있다는 느낌말이다. 공격적이지 않지만, 아직 사려고 대기하는 곳이 많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해는 없었다. 레인지가 깨지려면 금방 뚫린다. 레인지는 힘이 응축되는 과정인데, 좀 길어지니 답답하다. 위로 가기에는 매물 벽이 아직 두껍다. 신흥국 통화 불안은 곧 진압될 것으로 예측한다. 국내에서 가장 큰 위험요인은 반도체다. 올해 하반기 꺾인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올해는 아닌 것 같다.

    환율이 레인지에만 있으면, 민간의 대응력이 떨어진다. 환 헤지를 안 한다. 키코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레인지의 문제점은 트레이더의 수익 차원이 아니다. 시장에는 적정 리스크가 있어야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이는 시장에 충격이 왔을 때 크게 문제 될 수밖에 없다.

    ◇ B 은행

    비틀비틀 방향성이 없다. 딜러들은 레인지 흐름을 선호하는 경우와 방향성을 좋아하는 경우로 나뉜다. 최근 흐름은 레인지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최고의 장이다.

    반면 추세(트렌드)를 좋아하는 딜러는 힘들다. 강대국이 워낙 큰 이슈를 손바닥 뒤집듯이 하니 방법이 없다. 포지션을 잡을 수 없다. 경제 펀더멘털을 제외해도 수급이 워낙 탄탄하다. 수출입업체들은 철저한 학습효과를 바탕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임하고 있다. 올해는 1,070∼1,080원이면 달러를 팔고 있다. 해외투자 수요는 1,050∼1,060원대에서 나온다.

    수급 고리가 약해질 수 있는 시점은 11∼12월 정도다. 수출입업체들이 연간 물량을 다 처리하고, 일부 환 헤지 베팅이 들어간다. 수급 물량이 평소보다 약해지는 시기다. 예단할 수 없지만, 한국과 미국의 금리 차, 글로벌 상황과 맞물리면 많이 흔들릴 수도 있다.

    글로벌 규제 문제도 있다고 본다. 규제는 비용을 발생시키는 수수료로 이어진다. 과거 0.50원 얻으면 됐는데, 이제는 1원이 필요하니 거래를 안 한다. 규제는 비용 자체를 높이는 구조다.

    ◇ C 은행

    당분간 레인지를 깨기 어렵다. 작년에는 3∼10월까지 7개월 넘게 박스권이었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전쟁 이야기까지 나왔지만, 당시에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레인지는 작년과 반대 이유다. 작년에는 외부적인 상승 요인에도 수급이 환율 상승을 막았지만, 올해는 환율 하락 재료에도 수급이 하단을 지지한다. 올해 경상 수지 흑자가 가파르게 줄고 있다. 외국인의 증권 및 주식 투자 자금은 밖으로 나가고 있다. 올해 3∼5월 외국인은 3조 원 넘게 주식을 팔았다. 수급과 사회ㆍ심리적 상황이 따로 놀고 있는데, 환율에는 가까운 장래의 현금 흐름이 중요하다.

    올해는 환율이 상승하려 하면 무역 분쟁 관련 원화 절상 압력이 의식된다. 리스크 요인으로 환율이 대폭 뛰지 않는 한, 미국 눈치를 볼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레인지 하단에서는 달러 공급량이 철철 넘치는 것도 아니다. 상·하단이 굳어질 것 같다.

    레인지가 아래쪽으로 뚫리려면 외국인의 투자 패턴이 바뀌어야 한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외국인이 리스크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약해졌다. 국내 투자자는 국내를 연연하지 않는다. 리스크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미국보다 우리나라 수익률이 100bp 가까이 낮은 상황이다. 3개월 정도는 박스권으로 예상한다.

    아래로 가면 팔고 싶고 위로 가면 사고 싶지만, 그때마다 자신을 잘 컨트롤해야 한다.

    ◇ D 은행

    레인지는 수급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다. 언제 깨질지는 맞출 수 없는 문제다. 신흥국 환율 불안은 중장기적인 영향을 주긴 하겠지만, 파급력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최근에는 외환뿐만 아니라 주식과 채권도 같이 갇혀있다. 금리도 수급으로 보면 빠져야 하는데, 미국 금리 인상 앞두고 있어 밀릴 수도 없다. 미국이 올해 3회, 내년 4회로 3.5%까지 올릴 전망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비둘기파적이었다고 해도, 우리나라가 움직이지 않는 것도 이상하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환율이 레인지를 깰 모멘텀은 예상하지 못한 충격일 텐데, 당장은 보이지 않는다.

    ◇ E 연구원

    달러-원 환율은 9월 전후로 움직임이 커질 수 있다. 6월 미국의 금리 인상은 거의 반영됐다. 9월도 어느 정도 예견된 상태다. 9월 인상 이후에 12월에 추가로 올리느냐 마느냐에 따라 주식과 채권 시장 움직임이 커지지 않을까 한다. 3분기면 북ㆍ미 정상회담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여부의 실마리가 나올 수 있다.

    장중에 움직임이 제법 있을 때는 포지션 거래가 안 되고, 막상 거래를 제대로 하려 하면 환율은 붙어버린다. 답답할 법도 하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말하면, 최근 장중에는 5∼6원 정도 등락한다. 전체적으로 레인지이지만 장중 움직임이 없는 것이 아니다. 오버나잇으로 끌고 갈 용기를 낼 필요도 있어 보인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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