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어려워…구법 적용 땐 달라져>
  • 일시 : 2018-07-25 09:39:18
  • <美, 中 환율조작국 지정 어려워…구법 적용 땐 달라져>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유럽연합(EU)이 환율을 조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재무부가 위안화 약세를 모니터링한다고 밝히면서 중국과 EU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했다.

    중국과 EU는 미 재무부가 규정한 세 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조작국 지정에 적용하는 기준을 구법으로 바꿀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재임 이후 세 차례 발표된 환율보고서에서 어느 나라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EU와 다른 나라들이 그들의 통화를 조작하고 금리를 더 낮추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위안화 약세가 불공평한 이익을 만들어낸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라며 "우리는 그들이 환율을 조작해왔는지를 매우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태도는 무역전쟁이 환율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다음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는 10월 중순에 발표될 예정으로 므누신 장관의 발언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재무부가 중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 여부는 ▲ 최소 200억 달러 규모의 상당한 대미 무역흑자 ▲ 국내총생산(GDP) 대비 최소 3%의 경상흑자 ▲ 외환시장에서의 '지속적이며 한 방향으로의 개입'(연간 GDP 대비 2% 초과 달러 순매수)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지에 달렸다.

    첫 번째 기준은 중국과 EU 모두 해당한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는 3천억 달러, EU의 경우 1천억 달러, 독일 한곳만도 660억 달러에 달한다.

    두 번째 기준은 EU는 해당하나 중국은 해당하지 않는다.

    EU와 독일의 경상흑자는 지난 4월 기준 GDP 대비 3.5%, 8.1%로 집계됐다.

    중국의 경상흑자는 4월까지 지난 12개월간 GDP의 1.4%에 그쳤다. 중국의 경상흑자는 2007년에 11%에 육박하던 수준에서 크게 낮아진 상태다.

    중국은 특히 대외 관광 부문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세 번째는 외환시장에서 지속적이며 한 방향으로의 개입이 있었느냐는 점이다.

    WSJ은 중국과 EU 모두 해당 기준에는 부합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외환시장에 전혀 개입하지 않으며 ECB의 초저금리가 유로화 약세에 일조하긴 하나 이는 기본적으로 경제 성장을 떠받치기 위한 것으로 인위적 조작으로 간주하기 어렵다.

    중국은 외환시장에 지난 1년간 지속해서 개입해왔으나 개입규모가 크지 않고, 한 방향으로의 개입이 아니었다는 점에서 해당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만약 중국이 일정 규모의 외환을 산 후 이후 같은 규모를 다시 매도할 경우 이는 상쇄돼 재무부 기준에서는 실제 개입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인민은행은 올 초에는 위안화의 강세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이다 최근에는 위안화의 약세를 용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외환시장의 개입은 주로 환율의 변동성을 억제하기 위해 단행된 것으로 위안화 약세를 위한 한 방향 개입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외교협회(CFR)의 브래드 세트서 선임 연구원은 중국의 외환 개입 자료는 환율 조작을 판단하는 결정적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과 EU 모두 재무부의 세 가지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셈이다.

    재무부가 기준을 바꿀 가능성도 있다.

    현 환율 조작 기준은 2015년 제정된 무역촉진법(베니-해치-카퍼 수정법·BHC법)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1988년 제정된 '종합무역법(Omnibus Trade and Competitive Act)'을 적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종합무역법은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이나 경상수지 흑자국 중 환율 조작 혐의가 있는 나라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언급해 환율 조작의 기준이 다소 모호하다.

    중국은 해당 법에 따라 1992년과 1994년에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된 바 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환율 조작의 정의를 구법에 근거해 바꿀 경우 행정부는 중국을 쉽게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EU의 경우, ECB가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구법을 적용하더라도 EU를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WSJ은 분석했다.

    WSJ은 중국을 만약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한다면 미국은 이것이 무엇에 대한 보복인지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미국은 다른 무역법을 활용해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정책을 이유로 중국에 대한 관세 조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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