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먹을 것 없던' 잔치…통화정책 영향은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이 월초를 맞이한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은 글로벌 통화정책과 관련한 시장의 방향성이 분명치 않다고 1일 평가했다.
긴축 신호로 주목받았던 일본은행(BOJ)이 기존 정책을 유지하고 완화적인 스탠스를 보인 데다 전일 공개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소수의견 출현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리스크온과 원화 약세를 동시에 반영하면서 상하방 압력이 부딪히고 있어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오히려 이날 발표된 소비자물가가 저조해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은 1회 혹은 동결로 모이고 있다.
통계청은 이날 소비자물가 동향 보고서를 내고 7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지난해보다 1.5%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금융기관 7곳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전망치 1.67%를 밑돈 수치다.
◇비둘기 BOJ에 엔화 약세…달러-원 지지
BOJ는 전일까지 이틀간 금융정책 결정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대로 동결하고 처음으로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했다.
연간 국채매입 규모와 상장지수펀드(ETF)와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액을 동결하고 장기금리 목표치의 상하방 움직임을 어느 정도 용인하겠다고 시사했다.
달러-엔 환율이 장중에 크게 움직였으나 BOJ가 완화적이었다는 인식에 따라 재차 상승했고 111엔대 후반대 안착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BOJ 결과는 달러-엔 반응에 그대로 나타났다고 본다"며 "시장에선 큰 영향은 없다는 결론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언 KB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도 "BOJ가 이전 기대에 비하면 평이한 결정을 내렸다"며 "BOJ가 여타 중앙은행에 비해 항상 선제적이고 창의적인 통화정책을 펴는 곳이라 이번에 물가 목표 2% 도달 불가와 포워드 가이던스 도입 등이 혼재되면서 완화적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긴축 쪽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기대했던 BOJ 결정이 시장 예상보다 완화적이었던만큼 엔화 약세에도 불구하고 달러-원 환율에는 리스크온(위험자산 선호)에 따른 하락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전일 달러-원 환율은 상단 저항에 부딪힌 후 오히려 롱스톱이 나오면서 전 거래일 대비 1.50원 하락한 1,118.70원에 마감했다. 이날도 달러-원 환율은 1,114.50원까지 저점을 낮추는 등 1,120원대 아래에서 등락하고 있다.
◇의사록 실망…8월 금리 인상설 물 건너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전일 장 마감 이후 발표된 금통위 의사록에 대해서도 기존의 매파적일 수 있다는 기대를 거둬들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2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조건부 금리 인상 조정 발언을 한 터라 소수의견을 포함해 매파적인 코멘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이것이 되돌려진 셈이다.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의사록은 생각보다는 도비시(비둘기파적)했다"며 "원래는 8월 인상 가능성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은 30% 정도로 봤으나 이제 10월로 미뤄졌다"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도 "금통위 의사록 후 역외에서 환율이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며 "이 총재의 금리 인상 조정 발언이 원론적이었으나 고용 외 물가를 언급하면서 시장이 반응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의사록은 약하다"고 말했다.
외환전문가들도 하반기 경기 기대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어 우리나라 금리 인상 전망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스탠스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사실상 중요한 것은 경제 회복세에 맞춰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라며 "하반기 달러가 약세가 되더라도 원화가 더 약세를 보이면서 달러-원 환율이 1,100원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한국은행이 경제 성장 전망치를 내렸고 정부도 올해 GDP 성장률을 2.9%로 하향한 상황을 지켜보면 올해 금리 인상 1회도 어렵다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며 "이일형 위원의 소수의견 자체도 경제보단 한미 금리차 역전에 따른 외자유출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지적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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