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시장, 변화 못 읽어"…JP모건이 주목한 포인트는>
  • 일시 : 2018-08-07 09:58:02
  • <"채권시장, 변화 못 읽어"…JP모건이 주목한 포인트는>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이 변하는 사회 흐름을 파악하지 못하고 현재에 안주하고 있다는 진단이 제기됐다.

    JP모건자산운용의 캐런 워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를 통해 "채권투자자는 저물가 세계의 위험에 대한 자만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3% 근처로 다시 오르면서 채권 강세 장세의 종말에 대한 의구심을 무시하기 어려워졌다는 게 워드 전략가의 설명이다.

    ◇ 인플레이션 리스크에서 격리할 필요가 없었던 과거

    경기 순환적인 요인으로 보면 금리는 계속 올라야 한다. 미국 경제는 경기 확장을 부채질하는 행정부와 입법부의 재정 부양책으로 호황을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보다 사회 구조적 압력이 궁극적인 채권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할 것이라고 워드 전략가는 분석했다. 지난 수십 년간 채권 랠리의 토대가 된 구조적 요인들이 다수 선진국 내의 정치적 변화에 따라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지난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미국 대통령과 마거릿 대처 영국 수상은 처음으로 노동조합과 집단적인 임금 협상 방식을 깨트리기 시작했다. 이는 근로자의 임금 협상력을 떨어트려 기업이 여타 비용을 상승하는 동안 임금 비용은 억누르도록 만들었다.

    중앙은행에 통화정책의 독립적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저물가 기조를 정착하는 과정에 도움이 됐다. 이후 1997년 아마존이 기업공개를 통해 시장에 등장하며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시장을 세상에 알렸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후에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고, 이에 따라 글로벌 상품시장의 디스인플레이션 압력은 더욱 심화됐다. 사실상 이것은 세계 상품 생산 능력을 갑절로 키운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모든 요소는 평균 인플레이션율을 낮췄고, 경제에 대한 비용 충격이 광범위한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질 가능성을 떨어트렸다. 그 결과 채권시장 투자자는 과거에 매달려야 했던 인플레이션 리스크에서 자신을 격리할 필요가 없어졌다. 즉, 명목 이자율은 꾸준히 하락했다.

    ◇ 저소득자 실질임금 상승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

    JP모건은 이런 구조적 요소가 향후 수십 년 동안 점차 반전될 위험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리고 선진국 전반에서 나오는 포퓰리스트 정권의 공통적인 뿌리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회는 이민과 아웃소싱, 자동화 등의 문제와 직면해 현재 자신이 가진 기술과 능력이 미래에도 필요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구 사회에서 직업의 안정성과 가족 부양 방법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워드 전략가는 평가했다.

    그는 "포퓰리스트적인 수요가 정책으로 옮겨가면서 좌파 성향의 정부는 전통적인 노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유권자들은 최저임금과 보편적 소득, 직업 보장 등의 선거 공약에 매력을 느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소득 근로자의 실질 임금을 위해 고안된 이런 정책들은 결국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됐다.

    동시에 인플레 파이터인 중앙은행에 대한 간섭도 심화되고 있다. 최근 금리 인상을 직접 비판한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높은 부채 수준에 허덕일수록 협력적인 중앙은행과 함께 일하려 한다는 게 워드 전략가의 설명이다.

    그는 "이런 공공부문의 변화가 기존에 익숙했던 저물가 환경의 뿌리를 어떻게 훼손하는지에 대해 채권시장은 과소평가하는 것일 수 있다"고 풀이했다.

    기술 개발에 따라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확대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술 업체의 수익에 과세하는 유혹도 커질 수 있다고 워드 전략가는 덧붙였다.

    그는 "이런 포퓰리스트적인 사회 변화가 투자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수십 년간의 낮고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에 의문의 여지가 있고, 특히 국채시장 익스포저를 위협한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리스크에 대한 사회 인식이 바뀌기 때문에 국채를 사담는 것은 취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워드 전략가는 "채권금리의 상승세는 계속될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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