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당국, 통화스와프 '사실상' 차단…약발 어디까지>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터키 당국이 사실상 통화스와프를 차단하며 더욱 공격적인 시장 개입에 나섰다. 역외 세력을 막아 리라화를 방어하겠다는 의도지만, 이번 위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확산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시장은 터키 당국이 정확히 무슨 조처를 했는지 살피면서도, 여타 신흥시장으로 번지는 외환 위기를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지에 의구심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터키 은행규제감독기구(BDDK)는 전일 터키 은행과 외국인과의 스와프, 스와프 유사 거래를 은행 지분의 25%까지로 제한한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거래 한도를 지분 50%까지 제한한 데 이어 이틀 만에 절반 수준으로 다시 줄인 셈이다.
◇ 리라 숏 세력 죽이기
이번 조치에서 나타난 가장 큰 효과는 투기 세력이 리라화의 숏 포지션을 잡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들은 달러나 유로로 팔기 위해 리라화를 빌리는 데(공매도), 터키 은행권이 통화스와프를 통해 리라화를 빌려준다.
이번 규제로 은행권의 리라화 대출은 사실상 중단당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은행권의 기존 계약을 갱신하지도 못한다.
실제 리라화의 차입 비용은 최근 사흘 사이 갑절로 올랐다. 하루짜리 달러-리라 스와프금리는 지난 주말 10%대 후반에서 현재 35% 수준까지 올랐다.
역외 공매도 세력은 물러났고, 리라화 가치는 반등했다.
영국 헤지펀드인 알게브리스 인베스트먼트의 알베르토 칼로는 "이번 규제는 단기적으로 터키의 기업과 은행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은행은 통화 약세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스와프시장을 활용하는데, 그것은 그들과 그들 고객 모두를 위한 것"이라며 "은행들이 추가 통화 약세의 헤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보호망을 사들일 수 없다는 것은 중기적으로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 여전히 낮은 실질 금리
많은 전문가는 이번 외환 위기를 촉발한 원인 중 하나로 터키 중앙은행을 꼽는다. 중앙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하지 못하면서 투자자의 기대를 크게 낮췄다.
터키의 마지막 금리인상은 지난 6월로, 기준금리인 7일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당시 17.75%로 올렸었다. 당시 중앙은행은 하루짜리 대출 및 차입 금리를 레포금리의 플러스·마이너스 150bp로 설정했다. 일명 기준금리 코리도(interest rate corridor) 방식이었다.
은행권은 현재 레포금리를 통한 대출이 중단되고, 19.25%(레포금리+150bp)의 금리 수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FT는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코리도의 폭이 좁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며 "이미 16%를 넘어선 물가 상승률이 리라화 약세로 더욱 오를 텐데, 결국 물가를 고려한 실질 금리는 2%를 겨우 넘는 수준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문제는 통화만이 아니다."
터키 당국이 통화스와프시장을 옥 죄며 리라화를 끌어올렸지만, 여전히 충분한 조치는 아니라는 데 투자자의 공감대가 있다고 FT는 평가했다. 특히나, 미국과의 갈등도 여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당국의 정책 신뢰도나 미국과의 관계 등이 회복되더라도 터키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현재의 리라화 약세 압력이 조만간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상황은 더욱 악화할 것"이라며 "터키의 해외 자금조달 능력이 지난 수 개월간 끊임없이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터키의 최근 경세 성장률은 7%에 이르고, 이것은 고금리 해외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이로 인해 외화 조달에 대한 불안정한 노출도도 늘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터키 외화부채 가운데 180억달러가 내년에 만기도래하고, 현재의 경상수지 적자가 500억달러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터키 경제의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FT는 설명했다.
아베르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빅토르 스자보 선임 매니저는 "현재 압박받는 것은 통화가 아니다"며 "터키 국내의 신용 성장세 둔화와 경기 부진에 대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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