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달러 약세 유도하는 5가지 방법>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잇따른 통화 정책 개입성 발언에 달러화가 약세 전환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인위적으로 달러 약세를 유도해 환율전쟁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ING의 비라즈 파텔 외환 전략가는 21일(현지시간) ING 경제금융 분석 사이트인 '씽크'에 게재한 글에서 달러 약세를 유도할 수 있는 트럼프의 다섯 가지 방법을 각각 분석해 소개했다.
◇ 美 재무부 외환시장 개입…가능성 낮고·영향 제한적
첫 번째는 가장 직접적인 방법인 미 재무부나 혹은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을 통해 외환시장 개입을 단행하는 것이다.
이는 외화안정기금(ESF)을 통해 달러를 매도하고 외화를 매입하는 것이다.
ESF는 미 정부가 달러화의 안정을 위해 1934년 외환시장 개입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고자 설립한 기금이다. 재무부 예산에서 조성되지만, 운용은 연방준비제도(Fed)가 맡고 있다.
ESF는 대통령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의회의 사전 승인 없이 외화를 사고팔 수 권한을 대통령에게 부여한 것이다.
하지만 파텔은 미국 당국의 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은 대내외적으로 정치적 논쟁의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시행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봤다.
더구나 ESF 규모는 7월말 기준 222억7천만 달러어치를 약간 웃도는 정도로 이를 외화 자산 매입에 모두 사용하더라도 하루 거래량이 4조 달러인 외환시장에 미치는 직접적 충격은 미미할 것이라고 파텔은 주장했다.
재무부가 연준에 ESF를 대신해 자체 개정인 공개시장계정(SOMA)을 통해 개입하도록 지시할 순 있지만, 이는 국가적 비상사태일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파텔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관세를 정당화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는 완전히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라고 전했다.
그는 만약 이러한 직접적 개입이 실행되더라도 미국 당국의 일방적인 소규모 개입이 달러 약세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세 정책과 긴축, 세제 개혁 등 현 정책 환경에서 정부의 개입은 기껏해야 달러 강세를 억제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과거 부시 행정부가 1989~1990년 사이 개입한 환시 개입도 달러 약세에 제한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다.
◇ 연준의 책무 수정…가능성 작고·영향은 커
두 번째는 미 연준의 이중 책무를 수정해 금리 인상 기조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실제 최근 달러 강세의 원인은 미국의 공격적 금리 인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러한 조치는 달러화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텔은 연준이 더 느린 긴축을 채택할 수 있도록 연준의 이중 책무를 수정하는 것이 트럼프 정부에게는 효과적인 달러 약세 유도 방법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연준의 이중 책무인 완전고용과 물가상승률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가능성이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파텔은 연준의 책무를 수정하는 것은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시행 가능성은 매우 작을 것으로 봤다.
더구나 이미 연준의 긴축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부정적 평가로 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데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 트럼프의 달러 압박…가능성 크고·영향 미미
세 번째는 대통령이 직접 연준의 통화 정책과 달러화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강달러와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부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파텔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달러에 미친 영향은 시장 환경에 따라 엇갈렸다며 다만 일반적인 시장 환경에서는 트럼프의 압박이 달러화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재무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강달러 정책을 종결할 것이라고 공표한다면 단기적으로 이는 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중간 선거를 앞두고 의회와 공화당 내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이러한 정책을 채택할 가능성은 작다고 파텔은 예상했다.
그는 또 백악관이 강달러 정책을 폐기하더라도 투자자들이 과도한 달러 보유고를 중기적으로 소폭 줄이는 데 그치는 등 영향은 미미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 교역 파트너에 통화 압박…가능성 크고·영향은 중간
네 번째로 트럼프 대통령이 달러 약세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교역 파트너들에게 자국의 통화 가치를 절상하라고 압박할 가능성도 있다.
파텔은 이미 백악관이 새로운 무역 거래에 환율 조항을 연계시키려 한 것을 보았다며 일례로 한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을 거론했다.
올해 4월 한미 통상 당국은 한미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미국 측에서 환율 문제를 FTA와 '패키지'로 협상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인 바 있다.
정부는 당시 이에 대해 환율협의는 한미FTA와 연계되지 않은 별개 협의라고 반박했다.
파텔은 트럼프 대통령이 교역국의 환율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중국과의 향후 무역 거래에서도 사용할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위안화 환율을 조작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에 위안화 가치를 다시 끌어올리도록 압력을 넣을 것이며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고율 관세로 중국을 계속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파텔은 이는 가능성이 큰 전략인 동시에 그에 따른 효과도 과소평가돼서는 안 된다며 위안화의 강세는 그와 연계된 통화에 동반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美 국부펀드 활용…가능성 매우 낮고·영향은 중간
마지막으로 미국이 국부펀드를 설립해 이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중국은 2007년 중국투자공사(CIC)라는 국부펀드를 설립해 운용자산만 1조 달러에 육박한다.
대규모 경상흑자인 국가들은 국부펀드를 설립해 이를 종종 외환 매입에 활용해 자국 통화 가치가 상승하는 것을 억제해왔다.
파텔은 경상 적자인 미국에 국부펀드는 일반적이지 않지만, 트럼프가 이를 지시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파텔은 다만 가능성은 매우 낮으며, 만약 시행될 경우 이는 달러 강세 추세를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파텔은 트럼프가 약달러 정책을 선택할 경우 이는 달러 강세 추세를 차단할 위험이 있다며 실제 트럼프는 현 달러 정책에 대해 강한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정부의 약달러에 대한 암묵적 바람은 미국의 무역정책에 부합하며 이것이 현재 우리가 달러화에 대해 전략적으로 약세 전망을 유지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ysyoo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