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어지는 美환율보고서…예상 밖 결과 나올까
(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예상보다 늦어짐에 따라 시장참가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또는 심층 분석대상국)에 지정하기 위한 정치·경제적 논리를 최대한 끌어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는 과정에서 중국의 환율조작국 문제가 글로벌 경제·금융시장의 대형 악재가 될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힘을 잃지 않고 있다.
17일 미국의 1988년 종합무역법에 따르면 최초의 환율보고서는 10월 15일 안에 나와야 하며, 이후에는 6개월 마다 계속 업데이트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또 2015년 교역촉진법에는 매 6개월 환율보고서가 나와야 한다고 적혀있다.
미국 재무부가 종합무역법과 교역촉진법을 동시 적용하면서 일반적으로 4월 15일과 10월 15일 전후로 보고서가 발표됐다.
예정된 시점보다 하루 이틀은 물론 최대 한 달 반까지도 늦춰진 전례가 있는 등 정확한 시기에 딱 맞춰 나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고려하고서라도 올해 하반기 환율보고서가 지연되고 있다는 인식이 금융시장에 확산하는 모양새다.
이는 지난 11일(미국 시각) 전해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등의 많은 외신 뉴스 때문이다.
폴리티코 등은 미 재무부가 15일(현지 시각)에 환율보고서를 발표할 것으로 보도했는데, 우리 정부도 이를 의식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16일 아침부터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주재로 범정부 차원의 긴급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개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이 무역전쟁 및 관세갈등의 주도권을 쥐려 중국의 환율조작국 문제를 지렛대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물론 중국이 환율조작국에 지정되지 않으면 거시경제금융회의는 열리지 않게 된다.
그러나 그동안 정부가 환율보고서와 관련해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모색하려 한 경우는 없었다.
그만큼 이번 환율보고서가 중차대한 국제질서의 판도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수 있다고 국제금융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폴리티코 등 외신들은 미국 행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관찰대상국을 유지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한 바 있다.
미 재무부의 실무진이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에게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아야 한다는 보고를 했고, 재무장관이 최종 보고서의 내용을 수정한 사례는 없다고도 했다.
많은 연구기관도 중국 및 우리나라가 환율조작국이 될 가능성을 낮게 점치는 분위기지만, 약간의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한 전문가는 "지난 5월 미·중이 만나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합의해놓고, 열흘 뒤 미국 입장이 바뀐 적이 있다"며 "백악관 강경파의 목소리가 반영됐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이런 점을 미뤄보면, 재무부의 판단이 백악관에서 재검토되는 과정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은 정치적 고려에 따라 중국을 환율조작국에 지정할 필요성이 크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하는 주가가 출렁일 수 있어 고민하는 게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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