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1,170원대 시도…메시지 아끼는 외환당국
(서울·세종=연합인포맥스) 남승표 최진우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2년 4개월 만에 1,170원을 돌파했다. 한국과 미국의 경제성장률 격차에 일시적 수급변동이 가세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데 외환 당국의 입장이 묘하다.
달러-원 1,160원대에서는 구두개입을 통해 서울환시를 진정시키더니 막상 연고점을 경신한 시점에서는 침묵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분기별로 시장개입상황을 공개하기로 한 만큼 당국의 행보가 이전보다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당국도 경제지표 부진과 반도체 경기하강에 따른 수출 부진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1분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6.10원 오른 1,171.80원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이 달러당 1,170원을 넘어선 것을 지난 2017년 1월 31일 이후 처음이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2017년 1월 20일 1,177.70원 이후 최고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다른 나라를 압도하며 글로벌 달러 강세심리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은 호주경제지표(주택건축허가)가 기대보다 안 좋게 나왔다. 그것도 이유가 될 거 같고 전반적으로 추가 상승심리가 만연한 것으로 보인다"며 "고점 인식으로 차익매도 물량도 일부 나오는 상황이긴 하다"고 말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속보치가 연간으로 환산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라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예상치인 2.5%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 대비 마이너스(-) 0.3%로 역성장을 나타낸 것과 대조를 이뤘다.
기본적으로 양국 간 성장률 격차가 지표로 확인된 만큼 달러-원 상승은 예견된 측면이 있지만,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문제다. 달러-원 환율을 10거래일 동안 약 30원 가까이 올랐다.
외환당국이 지난달 25일 김회정 국제경제관리관 명의로 환시에 구두개입 발언을 쏟아낸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급격한 달러-원 환율의 상승이나 시장에 쏠림에 대해서는 언제든 스무딩에 나설 것이란 의미다.
다만, 외환당국은 달러-원이 전고점을 경신하고 있으나 다소 신중한 모양이다.
표면상으로는 시장 수급 상황에 대해 일일이 반응할 이유가 없다는 의미다. 그러나 지난달 중순으로 예상했던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 발표가 지연되는 데다 분기별 시장개입 실태를 공개하기로 한 만큼 잦은 개입에 대한 부담도 없지 않다.
여기에 아세안+3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및 ADB 연차총회 등으로 지휘부가 자리를 비워 메시지를 전달할 주체가 마땅찮은 면도 있다.
나아가 반도체 경기하강으로 수출이 다소 꺾인 상황에서 맞이한 달러-원 환율상승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해 들어서 0%대의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김효상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기업들이 수출가격을 달러에 고정하는 만큼 (고환율 국면이) 수출기업에 도움이 되겠지만 기간이 변수"라며 "추세일지 일시적 조정일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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