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ECB 비둘기파 등용에 엔 강세…"글로벌 완화 경쟁, 日에 불리"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금융완화에 적극적인 비둘기파 인사가 미국과 유럽중앙은행(ECB)에 잇따라 등용되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금융완화 경쟁이 시작되면 일본은행이 불리해질 것이라는 인식에 투기세력들이 엔화 매수에 나설 수 있어서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주디 셸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미국 상임이사와 크리스토퍼 월러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로 지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소식이 나온 이후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하고, 환시에서는 엔화 매수·달러 매도 주문이 나왔다. 3일(한국시간) 달러-엔 환율은 한때 107.50엔대로 하락해 약 일주일 만에 최저치(엔화 가치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리 인상에 종종 불만을 표시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답게 두 후보 모두 금융완화에 적극적인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고 4일 전했다.
특히 셸턴은 지난달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나라면 정책금리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낮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민간 금융기관이 연준에 예치한 돈 일부에 부과하는 금리(IOER)를 제로로 하는 등 정책금리를 크게 낮출 필요가 있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유럽연합(EU)은 차기 ECB 총재로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를 내정했다. 전문가들은 라가르드 총재가 마리오 드라기 현 ECB 총재의 비둘기파적인 노선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지난 2일 호주중앙은행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같은 날 마크 카니 영국 중앙은행 총재는 글로벌 무역전쟁과 노딜 브렉시트 리스크가 점점 커지고 있어 경기하강에 대응할만한 추가적인 도움이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쓰비시UFJ은행은 일본의 장기금리가 이미 마이너스를 기록해 추가 하락 여지가 제한적인 것과 관련해 "아무리 (일본은행이) 완화적인 자세를 이어간다고 해도 해외와의 금리 차는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은행은 글로벌 경제 침체로 일본의 직접 투자가 정체할 경우 통화 강세 요인인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투자심리가 비교적 안정돼 있다는 점이 급속한 엔화 강세를 억제하리라는 목소리도 있지만 미국과 유럽중앙은행의 비둘기파 색채가 강해진 점을 미뤄볼 때 엔화 가치가 최근 고점인 106엔대 후반을 다시 시도하리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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