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이슈에 연초부터 널뛰는 환율…원화에 장기 악재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이란과 미국의 지정학적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달러-원 환율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달러-원 환율이 이란 이슈에 두 자릿수에 가까운 급등세를 보인 만큼 중동발 재료가 원화 가치에 장기적인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날 장중 전일대비 12.90원 급등한 1,179.30원까지 뛰었다.
지난해 12월 12일의 장중 고점 1,191.80원 이후 약 한달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원 환율은 개장 전 전해진 이란의 이라크 공군기지 공습 소식에 장 초반부터 급등세를 나타냈고 개장 후 30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일중 고점을 빠르게 경신했다.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거센 안전자산 선호 심리에 아시아 장에서 급 강세를 보인 엔화와 역외 위안화의 약세를 반영한 것이지만 두 자릿수가 넘어가는 변동 폭은 급격한 수준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중동 불안에 시장 참가자들의 적극적 달러 매수와 지난해 원화의 강세 되돌림이 더해져 달러-원 환율의 변동 폭이 컸다고 진단했다.
장 초반부터 역외 참가자들을 중심으로 한 롱 포지션이 활발하게 구축됐고 달러 매수에 비해 상대적인 매도 공백이 나타나면서 급격한 상승세가 연출됐다.
다만, 달러-원 환율이 1,180원에 근접하자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오며 추가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달러-원 환율이 급히 레벨을 낮춰온 데 대한 반작용도 이날 환율의 급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작년 12월 한때 1,150원대까지 레벨을 낮춘 달러-원 환율의 낙폭이 경제 펀더멘털이나 대외 불안 대비 과도하게 컸고 이에 따른 되돌림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단기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을 주시하면서도 중동 이슈가 중장기적인 원화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달러-원 환율이 지난 연말 워낙 많이 빠졌던 측면이 있어서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상승 폭이) 큰 것 같다"며 "변동성을 고려하면 1,200원까지는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반응이 향후 관건이지만 중동 이슈가 워낙 굵직한 뉴스인 만큼 잠재적인 악재로 남아있을 것"이라며 "북한도 이란 뉴스와 묶어서 생각할 수 있어 원화에 비우호적인 뉴스다"고 말했다.
A 은행의 딜러도 "중동 이슈는 1월 중 미·중 무역 합의를 뛰어넘는 핵심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빌미로 안전자산 선호도가 이어져 이달 중 달러-원 환율이 1,191원대로 오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시장은 현재 중동 이슈를 단기 이슈로 치부하고 있는 듯 하나 미국의 반격 등 경우에 따라 (갈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며 "시장은 사태의 전개 상황을 주시하며 이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백악관에서 최고위 참모들과 대응책을 논의 중으로, 그 사이 실무진에서 대국민 연설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올 경우 이에 따라 달러-원 환율의 단기적인 변동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의 단기 흐름은 전적으로 중동 상황에 관련된 뉴스 헤드라인에 달린 상황으로 보인다"며 "이날 오전 장중에는 중동 상황이 확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에 급하게 매수 물량이 쏠리면서 장 초반 상승 폭이 과한 것처럼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 딜러는 그러면서도 "달러-원 환율이 전적으로 심리에 좌우되고 있는 만큼 중동 이슈가 이를 자극하는 이벤트로 작용했다"며 "향후 국제유가 흐름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는지 등이 환율의 흐름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내용을 봐야겠지만 원화에 우호적인 재료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유가 상승 가능성과 이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박 등이 신흥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달러-원 환율은 이달 중 예정된 미·중 1단계 무역 합의에도 여전히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상승) 속도가 중동 이슈로 연초부터 조금 빨라지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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