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긴급 인하] 환율 영향 불가피…채권자금 이탈 우려 확대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한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의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은이 50bp에 달하는 '빅 컷'을 단행하고 사상 최초로 0%대 기준금리 시대를 연 가운데 달러-원 환율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금리 인하는 달러-원 환율의 상승 요소로 해석된다.
한은의 금리 인하 자체는 시장에서 예상됐었지만, 외환시장에서는 25bp 수준의 인하가 반영됐다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인 만큼 달러-원 환율이 한은의 깜짝 금리 인하에 상단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또 50bp 인하에 따라 원화자산에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도 주목된다.
그동안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며 자금 유출에 대한 우려를 키운 가운데 50bp 인하로 달러-원 환율이 급격히 상승하면 채권 자금의 매도세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하, 얼마나 프라이싱됐나…환율 상단은
한은이 금리를 50bp 인하하며 '빅 컷'을 단행한 가운데 달러-원 환율이 위쪽으로 튀어 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50bp 인하는 한은이 실질적으로 단행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금리 인하 폭이라는 평가가 많다.
한은이 가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여력을 활용해 금리를 대폭 인하했다는 점에서 달러-원 환율은 추가적인 상승 동력을 찾을 수 있다.
또 외환시장에서 한은의 금리 인하가 25bp 수준으로 반영됐었던 만큼 추가 인하 폭에 대한 프라이싱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금리 인하 이슈가 달러-원 환율에 얼마나 선반영되었는지가 문제"라며 "현 환율 레벨에 25bp 인하가 프라이싱되었는지, 혹은 50bp 인하까지 반영하고 있는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50bp 인하로 달러-원 환율이 위로 튀어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이미 높은 환율 레벨이 추가로 상승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권 관련 자금의 매도세를 촉발할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전격적 금리 인하 속 시장 참가자들의 환율 전망도 분분하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재차 낮추고 0%대 기준금리 시대라는 가보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만큼 시장의 반응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달러-원 환율이 한은의 금리 인하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에 상승 기세를 이어간다면 상단은 열려있다는 전망이 대다수 외환딜러들의 의견이다.
달러-원 환율이 1,220원 레벨을 넘어서 연고점 레벨에 근접하고 있는 만큼 1차 저항은 2016년 3월 3일 고점 1,227.00원 부근에서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고점이 뚫릴 경우 상단은 가늠하기 어려워진다.
1,227원 위로는 명확한 저항선이 그려져 있지 않은 만큼 1,24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으로 보인다.
B 은행의 외환딜러는 "1차 상단은 1,227원 부근에 형성되겠으나 그 후에는 가늠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달러-원 환율은 위로 열려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최근 달러-원 환율의 변동성이 매우 높은 상황으로 1,240~1,250원대까지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며 "상단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는 "상단은 1,245원 정도로 보고 있다"면서도 "금리가 워낙 낮은 상황이라 한은이 50bp 인하를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달러-원 환율이 아주 약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식 이어 외인 채권자금 유출 부추길까
코로나19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외국인은 지난 5일부터 8거래일 연속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보이며 달러-원 환율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 5일부터 16일까지 외국인은 약 6조6천315억 원(16일 14:30 기준)의 주식을 매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6.58% 급락했고 달러-원 환율은 약 3.5% 상승했다.
코로나19 불확실성에 현금, 특히 달러 보유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크게 나타나는 모습이다.
이번 한은의 긴급 금리 인하 조치로 국내 주식에 이어 원화 채권에서의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까지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이미 외국인은 지난 13일 하루에만 국채선물을 대량으로 순매도하며 포지션 정리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은의 금리 인하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에 차익실현 움직임이 나오면 채권시장에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아직 현물채권에 대한 매도가 본격적으로 나오는 모습은 아니지만, 달러 유동성 우려가 지속되는 점 등은 외국인의 채권 매도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대체로 국내 채권 및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한국의 기준금리 인하로 자금 유출이 우려되는 상황은 아니라고 내다봤다.
다만, 경기 둔화 우려가 심화될 경우 자금 유출 우려는 다시 커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외국인이 이미 주식을 많이 팔아서 매도세는 둔화될 수 있다"며 "다만, 채권은 금리 인하 후 이익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최근 상황을 2008년 당시 금융위기보다 9·11사태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정부가 통제 가능한 상황으로 보고 공포가 가라앉으면 시장이 진정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 은행의 외환 딜러도 "한은이 금리를 50bp 인하하면 환율이 빠르게 상승할 수 있어 채권 매도세를 촉발할지 봐야한다"면서도 "이미 환율 레벨이 높은 상황이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sskang@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