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달러 경색 없을 것'…보험사, 단기 환헤지 '눈길'
  • 일시 : 2020-03-17 09:32:06
  • '최악 달러 경색 없을 것'…보험사, 단기 환헤지 '눈길'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당분간 국내 보험업계가 단기로 환헤지를 롤오버하는 게 낫다는 진단이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수준의 달러 자금 경색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와 순대외금융자산이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환을 헤지한 해외주식 투자 잔고가 감소하고 환을 오픈한 기관이 늘어난 점도 긍정적이다. 또 채권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이 매도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는 향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잠잠해지면 달러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외환(FX) 스와프가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 한국 대외건전성 '양호'…해외주식 투자잔고도 감소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1년 구간 FX 스와프포인트는 이달 6일 -3.70원에서 16일 -18.00원으로 하락했다. 6개월물은 -1.00원에서 -12.00원으로 떨어졌다. 3개월물은 -0.40원에서 -5.50원이 됐다. 1개월물은 -0.10원에서 -3.00원으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통화스와프(CRS) 금리 1년물은 0.475%에서 -0.950%가 됐다. 3년물은 0.260%에서 -0.250%로 하락했다. 5년물은 0.250%에서 -0.145%로 떨어졌다.

    보험사 환헤지 여건이 악화된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보험사가 단기로 환헤지하는 게 더 유리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금융위기 수준의 달러 수급 악화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먼저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이 나쁘지 않은 점이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008년 4분기 2천12억2천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4천88억1천600만 달러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대외금융자산은 -702억4천600만 달러에서 5천9억4천600만 달러로 늘었다.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2008년 4분기 73.0%에서 지난해 4분기 말 32.9%로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은 46.8%에서 28.8%로 떨어졌다.

    환을 헤지한 해외 주식투자 잔고가 감소하고 국민연금 등 기관이 환을 오픈하는 경우가 늘어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해외 주식형펀드 설정잔액은 2008년 9월 말 33조6천453억원에서 올해 2월 말 18조4천2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환을 오픈하는 기관투자자는 늘었다. 국민연금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모든 자산을 대상으로 환헤지를 하지 않는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해외주식 투자 시 환헤지하면 거시건전성을 훼손한다"며 "환헤지를 한 상태에서 주가가 반토막이 나면 오버헤지가 되기 때문에 선물환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율이 급등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환헤지한 해외주식형 펀드 규모가 감소했다"며 "반면 국민연금 등 기관이 해외투자 시 환헤지를 하지 않는 경우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환을 오픈하면 달러-원 환율 상승 시 포트폴리오 안정성이 높아진다"며 "해외주식을 매도하면 달러-원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도 있다"고 분석했다.

    ◇ 외인 채권 현물 매수세…"위기 넘기면 FX스와프 개선될 것"

    외인이 채권 현물을 대규모로 매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달러 자금 경색을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달 초부터 16일까지 외인은 3년과 10년 국채 선물을 각각 5만5천114계약, 494계약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채권 현물을 3조8천882억원 순매수했다. 국채는 3조1천185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지난 13일에도 국채 2천444억원을 순매수했다. 전날에도 국고채 10년 입찰에 외인 자금이 유입됐다. 이에 따라 전날 외인의 국채 순매수액은 6천146억원을 기록했다.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면 국채 현물 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외건전성을 고려하면 달러-원 환율이 급등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전문가는 향후 위기를 넘기면 달러 수급이 안정궤도에 진입하면서 FX 스와프 등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 애널리스트는 "스와프시장에서 금리차 요인은 추세를 형성하는 반면 스와프 베이시스는 변동성이 매우 크고 결과적으로 평균으로 회귀한다"며 "향후 위기가 수그러들면 스와프 베이시스는 과거 수치로 회귀한다"고 했다.

    그는 "따라서 지금은 보험사가 단기로 환헤지하고, 향후 스와프 베이시스 개선으로 FX 스와프가 상승하면 중장기 헤지를 고려해볼 만하다"고 진단했다.

    다만 시장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시장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오후 4시 30분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국내 기준금리가 0%대 영역에 들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운용역은 "한은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원 환율이 상승하면 외인의 채권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달러-원 환율 움직임을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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