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폭등에 서울환시 긴장…1,300원까지 열어두는 외환딜러들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서울외환시장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달러-원 환율의 천장이 열린 만큼 다음 고점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와 서울환시의 폭발적 달러 수요, 외국인 자금이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중장기 환율 상단을 1,3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10년來 최고치 기록한 환율…전망은 여전히 '위쪽'
18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전일 현물환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17.50원 폭등한 1,24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원 환율이 1,240원대에 마감한 것은 지난 2010년 6월 이후 10년 만이다.
달러-원 환율은 장중에 1,246.7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투 빅' 넘는 폭등 흐름을 나타냈다.
외화자금시장에서 스와프 포인트가 2009년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폭락했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1조원 넘는 자금을 순매도하면서 폭발적인 달러 수요가 발생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간밤 뉴욕 금융시장에서 주요 주가지수가 반등한 만큼 이날 달러-원 환율이 급등세에서 쉬어가는 흐름을 보이겠으나, 중단기 달러-원 환율 전망은 위쪽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세계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가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미국과 유럽 등에서 아직 정점을 찍지 않았다는 우려가 짙다.
◇시장 달러 수요·외국인 '셀 오프' 잡힐까
달러-원 환율의 급등 흐름은 외환시장의 급격한 달러 수요와 유가증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흐름이 진정되는지 여부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의 폭등세가 환율 베팅에 따른 결과보다는, 달러 실수요에 기반했다는 점을 우려했다.
서울환시 딜러들은 전일 달러-원 환율을 끌어올린 것은 포지션 플레이가 아닌 달러화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요라면서, 당국이 강한 조치를 내지 않으면 수요가 진정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날 외환 당국은 은행 선물환 포지션 한도를 25% 확대해 은행의 외화자금 공급 확대를 기대한다고 밝혔으나, 해당 조치의 효과는 확인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의 폭등은 시장 참가자의 포지션 플레이에 따른 쏠림이 아니라 달러 매수 수요로 올라간 것"이라며 "달러 선호 현상이 당분간 멈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현 상황에서 달러를 매도할 주체는 당국뿐이다"며 "달러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에 당국이 큰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 한방향으로 쏠린 수급이 정상화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의 심상치 않은 자금 유출도 달러-원 환율의 중장기 전망에 강한 상방 압력을 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9거래일간 자금을 연속으로 순매도했다. 규모는 7조4천억 원이 넘는다.
국내 증시 등에서 '셀 오프' 현상이 나타나는 상황에서 달러-원 환율의 상승세를 막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전일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원을 팔았는데 이 상황에 달러-원 환율의 상단을 막는다는 것은 사실 무의미하다"며 "한국 자산에 대한 외국인의 셀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월 말부터 관측된 외국인 자금 순매도 규모가 어마어마하다"며 "역송금 대기 물량도 있고 순매도 자금이 너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급격한 변동성에 전망도 의미 없어…최악의 경우 1,300원까지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급격한 변동성을 나타내는 만큼 쉽게 환율 전망을 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환율이 장중 투빅 가까이 치솟기도 하는 등 극도로 불안한 흐름을 나타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7거래일 연속 두 자릿수의 일간 변동 폭을 나타냈다.
달러-원 환율의 다음 상단 저항도 마땅히 없는 상황이다.
현재 달러-원 환율의 다음 고점은 2010년 6월 10일의 장중 고점 1,271.50원으로 현 레벨에서 30원 이상의 갭이 있는 상황이다.
딜러들은 달러-원 환율의 1차 상단을 1,250원대, 이후에는 전고점인 1,270원대로 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와 외인 순매도 흐름이 진정되지 않고 최악의 상황이 연출될 경우 중장기적으로는 1,300원대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환율이 하루에 10원, 20원씩 움직이는 상황이다"며 "외국인이 한국에서의 포지션을 정리하고 나가거나, 리스크 오프 심리가 강화되면 환율이 1,300원대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불안 심리가 지속하며 달러-원 환율도 1,300원대까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만 패닉 장세가 며칠간 지속했고 충격이 일부 흡수된 만큼 단기 고점은 1,260원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 수준에서 달러-원 환율이 폭등 흐름을 이어갈 경우 위기감이 고조될 수 있는 만큼 추가 급등을 점치기는 조심스럽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 시장 전문가는 "1,245원 레벨 다음은 1,270원대다"며 "1,270원이 뚫릴 경우 1,300원을 목전에 두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심리적인 압박감과 위기 의식이 증폭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환율이 급격히 올라가면 금융 참가자들과 일반인들이 위기 상황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그러나 별다른 저항선이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국이 인위적인 저항선을 그어주며 관리를 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B 외국계 은행의 딜러는 "1,250원을 목전에 두고 있으나 현재 수준에서 쉬어가는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며 "여기서 추가로 급등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고 스와프 시장에 대한 정부 대책 등도 있기 때문에 1,250원대에 근접해 기술적 조정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지금은 예측이 불가능한 시장이고, 외인의 자금 셀 오프가 심화하면 상단을 더 위로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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