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당시로 돌아간 달러-원…1,300원 가시권 배경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강수지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1,300원이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장중 '오퍼 공백' 속에 글로벌 증시 폭락과 글로벌 펀드 환매 루머 등 불안 재료까지 더해지면서 달러 매수가 패닉성으로 나타난 영향이다.
19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오전 11시 2분 1,296.00원까지 급등하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7월 15일 고점 1,289.00원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심리적 저항선이 모두 뚫리면서 개장 후 두 시간 동안 전일 대비 무려 50원 이상 급등하는 이례적인 장이 연출됐다.
또 오전 10시 8분경에는 1,275.00원에서 '딜 미스(거래 실수)'가 나오는 등 혼란한 상황이 이어졌다. 급변하는 가격 속에 최근 들어 주문 실수도 잦아졌다.
폭등한 수준에서 딜미스가 났지만 결국 달러-원 환율은 딜미스 가격 이상으로 급등했다.
이후 오전 11시 19분경 외환 당국의 구두 개입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소폭 꺾였으나 장중 매수세는 여전히 강한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금융위기 우려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는 크레디트 위기의 현실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전일부터 시장에는 불안한 루머들이 돌았다.
뉴욕시 '셧다운' 가능성에 이어 레이 달리오가 이끄는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가 중동 국부펀드의 대거 환매 요청을 받았다는 소문까지 무성했다.
여타 대형 헤지펀드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 은행들로부터 레포로 하루치 현금을 빌려 환매에 응하거나 손실을 실현할 수밖에 없다는 게 골자였다.
뉴욕 증시는 개장 전부터 패닉 조짐을 나타냈고 거래 정지, 폭락이 이어졌다.
달리오 회장이 직접 고객들에게 메모를 보내 해당 루머가 '헛소문'이라고 해명에 나서기도 했지만 모든 자산 시장이 폭락하는 가운데 시장 불안은 더욱 고조됐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극도의 안전자산 선호 분위기 속에 현금화 속도가 더 가팔라지고 있어 달러-원 급등은 불가피하다고 봤다.
뉴욕 증시에 이어 코스피가 급락해 1,500선이 깨졌고 일본 닛케이225, 홍콩 항셍 지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 등 아시아 전역에서 주가 폭락이 이어져 달러 선호가 극도로 강해진 상황이다.
이미 달러-원 환율이 20년 장기 추세선을 뚫고 올라선 만큼 신용 경색과 금융위기로의 전이 가능성도 불가능한 상황은 아니라는 경고가 쏟아진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이미 전세계는 극한 수준 이상의 시장을 경험하고 있는 가운데 모든 자산의 현금화에 나서는 상황"이라며 "자산을 던지는 투자자들이 언제까지 나올지가 관건이나 지금은 비이성적 투매 시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원은 1997년 12월 IMF 구제금융을 받을 당시 1,999원, 2009년 3월 리먼 사태 이후 1,597원 이 고점을 연결한 20년 장기 추세선이 이달에 뚫렸다"며 "달러 인덱스만 봐도 모두 달러만 갖고 싶어하고 미국채도 금도 팔고 있다"고 덧붙였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개장하자마자 시중에 '오퍼 호가'가 사라지면서 현물환 시장이 망가졌다"며 "결국 포지션도 달러 조달이 안 되면 다 집어던지게 돼 있는데 뉴욕시 셧다운으로 뉴욕 트레이더들이 BCP 체제로 가면 정말 심각한 시장 마비가 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볼커룰, 바젤3 등 예전보다 은행들이 신경 쓸 규제들이 많아 충격에 대한 완충장치가 없다"며 "재정과 통화 정책 모두 메가톤급인데 금융시장이 고장났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선 무엇보다 당국이 매도 개입으로 달러-원을 최대한 아래로 보내 시장 불안을 완화시켜야 할 때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날 1,300원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외환 당국은 "펀더멘털에 대비해 일방향 쏠림이 과도하다"며 구두개입을 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오늘의 급등은 어제의 소극적인 개입의 대가"라며 "다른 나라와의 공동개입으로 환율을 무조건 아래로 보내야 하고 과감하게 50억 달러까지도 개입해야 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syyoon@yna.co.kr
주의사항
※본 리포트는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외부기관으로부터 획득한 자료를 인용한 것입니다.
※참고자료로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