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유가에 떠는 원화…"펀더멘털과 연계된 문제"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움직임의 주요 변수로 국제 유가가 자리하면서 추가적인 원화 약세 요인이 부각되고 있다.
무엇보다 유가 폭락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전세계 경제 펀더멘털과 연결된 문제인 만큼 2차 리스크오프 파동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22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원화 가치는 전일 달러 대비 20원 이상 급락한 데 이어 이날도 3거래일 연속 약세를 보이며 달러당 1,240원대까지 상단이 열린 상황이다.
원화 약세는 유가 급락에 따른 원자재 관련 통화 가치 하락과 증시 부진 등 심리 악화에 기인했다.
5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가 전일 마이너스(-) 37달러 아래로 추락 후 반등한 데 이어 6월물 WTI는 장중 한때 배럴당 6.58달러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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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유가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선물 만기를 하루 앞두고 근월물을 팔고 원월물을 매수하는 롤오버 거래 등 기술적 요인 영향을 받았으나 결국 6월물 가격도 급락하면서 유가발 리스크오프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조치에도 코로나19 사태 지속에 따른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시장 불안은 쉽게 완화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이 최근 1,215원 수준에서 계속해서 지지를 받은만큼 유가 이슈와 같은 롱 재료가 더 불거질 경우 지난달과 같이 장대 양봉을 그리며 리스크오프 장세가 다시 나타날 가능성을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유가 수준이 현 상황을 이어갈 경우 에너지 기업들의 도산과 더 나아가 디플레이션 리스크까지 경계해야 할 상황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연구원은 "롤오버 이슈로 6월물로 넘어가면서 가격이 마이너스였던 부분은 어느 정도 반등할 수 있겠으나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충격과 감산에 따른 공급 충격으로 원유 가격 하락은 빠르게 해소되기 어렵다"며 "실물경기 회복이 요원해 보이는 상황에서 수요 견인 측면에서 유가 상승이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외환 쪽에서 달러 매수 심리를 크게 부추겼다"고 말했다.
한 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코로나19와 관련한 소비 부진을 실시간으로 보여줄 지표 중에는 유가가 제일 상징성이 있다"며 "유가가 6월에 회복된다는 보장이 없는 가운데 6월물의 경우에도 만기 전에 회복이 되지 않으면 또다시 마이너스 상황이 일어날 수 있어 달러-원 환율의 경우 리스크오프 '2차 파도'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유가가 20달러대인 상황에서는 내년 말까지 약 533개의 석유탐사·생산업체들이 파산을 신청할 수 있고 유가가 10달러로 하락할 경우 파산 기업 수가 1천100개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상현 DGB금융그룹 이코노미스트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 등 유가 폭락 현상은 셰일업체를 중심으로 한 신용리스크를 재차 고조시킬 것"이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나 행정부가 부도 리스크 확산을 막기 위해 정책적 지원을 하고 있지만, 초저유가 상황이 장기화한다면 결국 셰일업체 등의 연쇄 부도 리스크를 피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가뜩이나 수요 급감으로 이미 디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가 폭락은 각국의 소비자 및 생산자 물가를 마이너스 국면으로 떨어뜨리는 역할을 할 공산이 높다"며 "경기 침체에 이어 디플레이션 압력이 현실화할 경우 글로벌 경기가 자칫 장기 불황에 진입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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