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롱 탄력' 약화…"트럼프 재선 실패 프라이싱일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긴장 고조 속에서도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지난해와 같은 전면적인 무역 전쟁 가능성보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레임덕' 여부 등 재선 실패 프라이싱에 무게가 실려서다.
15일 서울환시 등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이달 들어 더해진 대내외 불안 재료에도 1,230원 선이 꾸준히 막히며 롱 플레이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과 중국 간 관세 문제가 꾸준히 달러-원 환율 급등 원인이 되며 불안 재료로 소화됐던 것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둘러싼 미·중 간 무역 갈등 가능성은 재료로서 더욱 부각되지 않는 모습이다.
정치 전문사이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4월 2∼28일 실시한 19개의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국 지지율은 42.0%로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48.3%에 뒤처졌다.
특히 미 대선의 최대 승부처인 펜실베니아, 미시간, 위스콘신,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등 6개 경합 주에서도 바이든 후보가 소폭 우세했다.
코로나19와 같은 의료·보건 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든 상황에서 보수적인 고령층의 트럼프 지지율까지 뚝 떨어지면서 재선 실패 가능성이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4월 CNN TV 등 여론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이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며 과반수까지 올라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코로나19 원인을 놓고 고조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중국 위협은 일종의 조바심에서 나오는 정치적 제스쳐란 지적이 쏟아지는 이유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창궐에 대해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발원설의 증거를 언급하며 대중국 관세 부과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후 발언의 강도를 점차 높이며 지난해 마무리됐던 1단계 무역 합의도 파기할 수 있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에 매우 실망했다"면서 "중국과 모든 관계를 끊을 수도 있다"는 초강경 발언을 내며 발언의 강도를 높였다.
1단계 무역 합의 파기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도 달러-원 환율은 지난 4일 전일 대비 10.90원 급등한 후 이날까지 단 하루도 1,230원 고점을 웃돌지 않고 있다.
달러-위안(CNH) 환율도 지난 4일 7.1559위안까지 오른 후 추가 상승 없이 현재까지 7.11위안대에서 등락하고 있고 이달 내내 1% 내외의 변동 폭을 보이고 있다.
A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1,230원 부근에선 변동성이 제한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미·중 무역갈등과 관련한 발언 강도에 비해 위안화 약세도 제한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후 점차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발언의 시장 영향이 제한되고 있고 현재의 중국 때리기도 '정치용 쇼'라는 인식이 많아 오히려 바이든 전 부통령 당선이 불확실성 해소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선 실패에 대한 프라이싱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1차 무역 합의가 어그러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가 남아 있어 가격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며 "달러-원도 1,230원을 크게 돌파할 힘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B외국계은행 외환딜러도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으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주춤해지자마자 관세 이슈를 들고나온 것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이 나타난 게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다만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까지 시간이 남은 데다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더 지켜보면서 선거 지형이 다시 바뀔 수 있는 만큼 시장 참가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에 주목하고 있다.
C외국계은행 외환딜러는 "아직 선거까지 시간이 남은 상태고 아직 민주당 진영에서 뚜렷하게 트럼프 대통령을 대적할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사태 대응 마무리를 잘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무난히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보는 데 특히 위기 때는 지지자들도 뭉치려는 심리가 강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긴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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