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자금, 달러 이탈 후 유로화로 이동…배경은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투기자금이 달러에서 유로로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유럽 경제 회복 기대감에다 미국의 추가 완화 관측이 계속 피어오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비상업 부문(헤지펀드 등 투기세력)의 유로 매입이 급속하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호증권 집계에 의하면 투기세력의 유로 매입 규모는 5월 12일 기준 106억달러에서 6월 16일 165억달러로 약 1.5배 증가했다.
투기세력의 유로 매입자금 출처는 달러로 추정됐다. 같은 기간 달러 매도 규모가 80억달러에서 161억달러로 약 두 배 증가했기 때문이다. 달러를 팔아 유로를 샀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신문은 "많은 시장 참가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처럼 코로나19 사태 이후 달러에서 유로로 자금이 이동하는 데 대해 시장이 의구심을 나타내는 것은 2008년 리먼 사태 이후 유럽 국가들의 재정 확대가 채무 위기를 일으켜 유로가 급락한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퀵(QUICK)과 금융 전문지 닛케이베리타스가 환시 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6월 외환 월간 조사에 따르면 주요 3개 통화 가운데 올해 하반기 가장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통화는 엔, 달러 순이었고 유로는 최하위였다.
그렇다면 투기자금은 왜 달러에서 유로로 흘러 들어가는 것일까.
신문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유럽연합(EU)이 코로나19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유럽 경제를 지지하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ECB는 지난 4일 팬데믹긴급자산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6천억 유로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이와 같은 노력에 힘입어 유로존의 체감경기는 개선되고 있다고 신문은 진단했다.
지난 19일 EU는 유럽 경제 회복을 위한 경제회복기금 문제를 내달 재논의 하기로 했다. 논의는 미뤄졌지만 재정 건전국인 독일과 방만 재정으로 논란을 빚었던 남유럽 국가의 대립으로 혼란이 일었던 유럽 채무 위기 때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또 투기자금이 달러에서 유출되고 있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머지않아 장단기 금리 조작(수익률 곡선 제어 정책)을 단행할 것이라는 견해가 사라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미즈호은행은 "장단기 금리 조작으로 장기 금리(10년물 금리)를 억제하겠다는 자세를 나타내면 달러로 운용하는 묘미가 떨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편 니혼게이자이는 투기자금이 달러에서 유로로 이동한 결과 달러에서 엔화로의 자금 유입은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23일 미국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의 T모바일 주식 매각과 관련한 엔화 매수·달러 매도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달러-엔 환율이 한때 105엔대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엔화 매수세가 이어지진 않았다.
신문은 리먼 사태 직후 때와 다른 '침몰하지 않는 유로화'가 엔화 강세를 억제하는 구조가 간단히 바뀔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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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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