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예산안] '외환시장 방파제' 외평기금 축소, 의미는
  • 일시 : 2020-09-01 08:35:01
  • [2021 예산안] '외환시장 방파제' 외평기금 축소, 의미는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에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규모를 큰 폭으로 줄인 배경에 서울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기획재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2021년 예산안'에 따르면 내년도 외평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부터 빌리는 신규 예수금은 6조원 수준으로 줄었다. 올해 12조원에서 반 토막 난 규모다.

    외화표시 외평채 발행 규모는 올해와 동일하게 15억달러다.

    우선 외평기금 예수금 축소는 국가 채무 관리 차원에서 이해할 수 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달러-원 환율이 비교적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화 자산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정부의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도 있다.

    한편, 시장 일각에서는 '외환시장 방파제'로 기능하는 외평기금 축소가 시장 참가자들에게 당국의 인식에 대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가 채무 관리 차원…"결국 부채, 실효성 측면"

    우선, 이번 외평기금 축소는 국가 채무 관리 차원에서 해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외평기금이 공공자금관리기금으로 빌리는 신규 예수금이 늘어날 경우 국채발행 수요도 그만큼 증가하기 때문이다.

    A 기재부 관계자는 "(외평기금에 대한) 채무 부담이 있다"며 "예산 차원에서 국가 채무와 관련된 사안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B 기재부 관계자도 "전반적인 국가 재정 차원에서 외평기금이 받는 예수금 규모를 줄인 것"이라며 "중기 계획상에도 규모를 6조원 수준으로 줄일 것으로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그간 외평기금 예수금 규모가 시그널 효과 때문에 실제 필요 수준보다 크게 책정됐다는 인식도 있다.

    그는 "그간 시장에 줄 수 있는 시그널 효과 때문에 외평기금의 규모를 어느 정도 유지해왔지만, (외평기금도) 결국은 국가가 빌리는 돈이기 때문에 실효성을 판단해야 한다"며 "그 시그널 효과 때문에 빚을 내어가며 원화 재원을 확보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불확실성 속 원화 자산 필요성 감소 판단

    외환 시장 안정을 위한 원화 자금인 외평기금 신규재원 축소는 달러 매수를 위한 원화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당분간 달러-원 환율이 급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원화 자산의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진단이 있었을 수 있다.

    기재부는 지난 4월과 6월에도 추가경정예산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외평기금을 활용한 바 있다.

    당시 기재부는 코로나19 사태 속 달러-원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 2차, 3차 추경 재원을 위해 외평기금을 각각 2조 8천억원, 1조 2천억원을 끌어다 사용했다.

    ◇'달러-원 급락 없다' 시그널?…당국 "환율 전망과는 무관"

    한편, 일각에서는 외평기금 축소를 외환 당국의 원화 절상 방어 의지와 연결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외환 당국이 달러-원 환율 급락에 대비한 원화 자산 보충 규모를 줄인 만큼, 향후 환율 급락 가능성을 당국이 희박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어서다.

    기재부는 외평기금의 원화 예수금 축소는 당국의 환율 전망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B 기재부 관계자는 "외평기금 규모를 축소한다고 해도 당장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외평기금 축소를 무조건 당국의 원화 절상 방어 의지 척도로 연결하는 것도 과한 해석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글로벌 달러화 약세 추세가 이어지며 중장기 달러-원 환율 하락 전망이 힘을 얻고 있는 상황에서 외평기금 예수금 축소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어느 정도 경계감을 심어줄 것으로 보인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외평기금 축소가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외환 당국이 달러-원 환율 상승을 전망한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며 "현재 다소 환율 하락 쪽으로 치우친 서울환시 참가자들에게 경계감을 주는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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