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식 1.6조 팔았는데 역송금 나왔나…환전 대기수요는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외국인이 최근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하루 역대 최대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지만, 매도 자금은 아직 국내 시장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역송금 수요가 달러-원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 주식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와 달러-원 일별 거래종합(2150)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31일 코스피 시장에서 1조6천326억 원이 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지만, 그날 달러-원 환율은 3.5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물론 지난 31일 달러-원 환율이 1,179원대까지 저점을 낮췄다 오른 걸 생각하면 외국인 주식 매도가 달러-원을 9원 가까이 끌어올린 셈이다.
한편, 전일은 외국인의 주식 순매도가 이어지긴 했지만, 아시아 지표 호조에 위험통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원은 오히려 4.80원 하락해 1,18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위안화 대비 원화의 강세폭이 제한되는 가운데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외국인 역송금 물량에 대한 우려가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외국인이 MSCI 한국지수 분기 조정(리밸런싱)을 앞두고 한국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대비해 원화 증권을 팔았다고 분석했다.
리밸런싱이 주목적이라면 결국 환전 수요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외국인 주식 자금은 환전 시차가 짧은 만큼 관련 물량이 커스터디 은행을 통해 수일 내로 처리될 수 있다.
다만, 역송금에 대한 환시 참가자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전일 국내 환시에서는 달러 약세로 인한 위안화 등 위험 통화 강세에 연동해 달러 매도 분위기가 강했던 만큼 본격적인 역송금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의견이 나왔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대표적인 커스터디 은행에서도 전일은 오히려 달러 매도에 나서는 모습이었다"며 "아직 역송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외인 주식 매도의 원인이었다면 결국은 환전해서 나갈 것으로 본다"며 "달러-원에서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MSCI 리밸런싱 때문에 외국인이 주식을 팔았던 것 같다"면서도 "아직 역송금 수요가 얼마나 남았는지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달러지수나 위안화 환율을 보면 달러-원 환율도 레벨이 더 낮아져 있어야 하는데 코로나19 재확산이나 외국인 역송금 경계에 계속 아래로 못 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미 역송금은 시작됐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히려 전일 위험통화 강세 분위기에 역송금 물량과 달러 매도 물량이 상쇄되면서 시장 충격이 크지 않았을 뿐이라는 것이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이미 지난 이틀 동안 꽤 많은 물량이 역송금으로 나왔다"며 "아직 얼마나 남아있는지는 모르지만, 거의 나온 듯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주요 커스터디 은행에서 물량이 나왔는데, 어제는 달러 매도 물량도 많이 나오면서 이를 커버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외국인이 재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외국인이 한국물을 팔고 나가도 투자할만한 곳이 딱히 없어 MSCI 리밸런싱이 끝나면 다시 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막상 역송금 수요로 나가야 외국인 자금이 나가는 건데, 연 단위로 봤을 때 외국인은 연초에 팔았던 주식을 아직 다 담지 못했다"며 "환율 레벨이 좀 더 높았으면 외국인이 더 활발하게 들어왔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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