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美 증시 대선 불확실성 일단락…대체에너지 등 주시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지난 3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오던 미국 증시의 발목을 잡던 대통령 선거 불확실성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일단락됐다.
바이든 후보의 공약을 감안할 때 대체에너지와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가 향후 강세를 띨 것으로 예측됐다.
증시에 위협이 될 것으로 지목됐던 증세 정책은 민주당의 상원 장악이 아직 조지아주의 선거 결과를 기다려야 하는 만큼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 선거 당일부터 상승세 재개한 美 증시…주도주 교체될까
미국 증시는 당선자를 확정 못 한 지난 4일(현지시간) 초유의 상황에서도 강한 상승장을 펼쳤다.
이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3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20%,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85% 급등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번주 다우지수는 약 6.9% 올랐다. S&P 500 지수는 약 7.3% 상승했고, 나스닥은 9%가량 급등했다. 주요 지수는 지난 4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당선자 확정이라는 중요한 결과가 남아 있지만, 투표라는 절차가 일단락됨으로써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받아들인 셈이다.
특히 민주당이 행정부와 의회를 동시에 장악하는 이른바 '블루웨이브'가 무산될 가능성이 확산하면서 바이든 당선자의 증세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인식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자는 기업세율을 현행 21%에서 28%까지 올리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물론 바이든 당선자가 제시한 세율도 오바마 행정부 당시의 35%보다는 낮다
지난 연말 모건 스탠리는 민주당 대통령과 의회가 나뉘는 경우, 공화당 대통령과 의회가 나뉘는 경우, 민주당 대통령과 민주당 의회 장악, 공화당 대통령과 공화당 의회 장악 등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번 대선 결과는 이 중 첫번째에 해당하는 셈인데 모건스탠리는 신흥시장과 대체에너지에 투자하고 미국의 에너지 기업, 대형은행, 기술주, 제약주를 매도하라고 권고했다.
바이든 당선자가 기후변화 대응에 2조 달러(한화 약 2천253조원)를 지출해 2035년까지 전력 생산에서 탄소가스 배출을 없애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따라 바이든 당선자가 대선 전 여론조사에서 강세를 보일 때도 태양광과 재생에너지 주식이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주도주에서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올해 들어 기술주가 줄곧 상승세를 주도한 데 따른 피로감과 바이든 당선자의 정책을 고려할 때 가치주와 경기순환주로 주도주 교체가 일어날 수 있다.
다만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한 만큼 바이든 당선자의 정책이 상원에서 막힐 가능성도 있다. 이런 경우 주택과 소비재 분야를 눈여겨볼 만하다.
UBS의 브라이언 로즈 이코노미스트는 대선을 앞두고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영향을 받지 않는 분야로 주택, 필수소비재, 임의소비재 분야를 추천했다.
아니면 현금 보유를 늘리는 것도 나쁘지 않다.
손버그 자산운용의 제이슨 브래디 대표는 평균적인 수준보다 현금 보유를 높이도록 투자자에게 조언했다.
브래디 대표는 "특히 지난 3월 잘 알게 됐듯이, 현금은 무엇으로든 교환할 수 있지만, 다른 것을 현금으로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 상승이유만 찾는 증시, 대선결과 위험성 간과
당선자 확정 이전에 환호하는 시장에 대해 위험을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바이든의 당선 연설 이후 성명에서 이번 선거에 대해 사기라는 기존 주장을 반복하며 대선 결과에 대한 소송을 이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제시했다.
금융 블로그 울프 스트리트를 운영하는 울프 리히터는 선거 결과 중에 과거 주가 상승의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변수는 하나도 없다며 대선 결과에 증시가 이상한 반응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미국 증시는 증세와 기업규제를 내세웠던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시장의 악재로 여겼지만 선거에 임박한 여론조사에서 그의 승리가 가시화하자 민주당 압승을 뜻하는 블루웨이브는 대규모 부양책으로 이어진다며 호재라는 반응을 보였다.
선거 이후 공화당의 상원 수성으로 블루웨이브가 무산될 가능성이 확대하자 이번에는 바이든의 증세와 기업규제가 공화당 상원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로 환호했다.
지난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이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한 배경도 대형 기술주들이 증세의 위협에서 벗어났다는 게 주요한 이유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스펜서 자카브 에디터도 블루웨이브 무산에 환호하는 시장을 향해 지난 2001년~2003년 조지 W 부시 행정부를 기억하라며 경고를 보냈다.
부시 행정부에서 공화당은 하원을, 민주당은 상원을 장악했다. 지난 2000년 기술주 버블을 이어받은 부시 행정부였지만 이후 9.11과 같은 국가재난을 맞이하며 시장 심리가 굳었고 이후 나스닥 지수는 절반이 날아갔다고 자카브 에디터는 언급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수석 시장전략가인 퀸시 크로스비는 "바이든은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웨이브'라는 수행원 없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크로스비는 "바이든은 현 상원 원내총무(공화당)인 미치 매코널에 손이 묶이게 될 것"이라면서 "그게 시장이 듣고 있는 정보다"고 덧붙였다.
나틱시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저스의 에츠이 듀크는 바이든이 승리하더라도 의회의 분열로 "그가 원하는 만큼의 지출을 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현 상태로 결과가 확정된다면 1조5천억 달러에 가깝더라도 이전보다는 작아진 규모의 부양책을 더 빨리 얻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증시 호황은 재선 신호라지만…코로나19에 무너졌다
증시 호황이 현역 대통령의 재선을 보장한다는 월가의 속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충격을 넘어서지 못했다.
NBC뉴스는 선거일 치러진 출구조사에서 유권자들은 경제, 코로나19, 인종불평등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지속하는 것과 경제 재건 사이에서 선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52%의 유권자가 경제가 피해를 보더라도 코로나19를 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지난 3월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분야의 업적을 임기 중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올해 2월 실업률이 3.5%로 1969년 이후 최저였던 만큼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코로나19 통제에 실패함으로써 이 모든 것들이 무너졌다는 사실이다.
전후 최저라는 평가를 받던 실업률은 4월 들어 14.7%로 폭등하며 1933년 대공황의 24.9% 이후 최고를 나타냈다.
지난 7월 30일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전분기 대비 -32.9%라고 발표했다. 미국 경제가 73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붙들었던 것은 증시였다.
지난 3월 바닥으로 떨어졌던 미국 증시 주요 지수는 이후 기술주 중심으로 극적인 반등을 보였다.
지난 3월 23일 바닥을 찍었던 다우지수, S&P 500, 나스닥 등 3대 지수는 지난 3일 기준 각각 50.88%, 53.71%, 68.30%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2일 다우지수가 2월 이후 처음으로 29,000선을 돌파하자 트위터에 "당신은 나를 대통령으로 둔 행운아(You are so lucky to have me as your President)"라고 적었다. 그는 경쟁자인 조 바이든 후보를 '하이든'(Hiden)이라고 비꼬며 "그는 주가를 박살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선거일이 임박하면서 바이든 당선자측으로 기울었다.
대선 직전 3개월간 상승하면 현역 대통령의 당선을 의미한다는 S&P500지수는 10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1.21% 내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길한 미래를 암시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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