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승리] 對中 공격 수위 낮출 듯…위안화 등 中 자산에는 긍정적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통상과 무역정책, 외교 등에서 조 바이든 당선인의 대중 정책이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크게 달라질 것이란 전망은 많지 않다.
중국에 대해서만큼은 미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강경한 입장을 보이는 등 거의 유일하게 같은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민주당을 포함한 바이든 당선인 쪽에서는 중국을 '파괴적 경쟁자'로 보는 트럼프 행정부의 평가를 공유하고 있어 이는 바이든 승리 후에도 양국 간의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고 진단한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이고 예측 불가능한 정책을 폈다는 점과 달리 바이든 체제에서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며 다자주의 및 외교적 채널을 통한 갈등 해결에 나설 것이라는 점에서 40년 만에 최악으로 치달은 양국 간의 갈등이 다소 완화할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
◇ 무역전쟁은 기술전쟁으로 지속될 듯…관세 카드 가능성은 낮아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의 아가시 데마라이스 디렉터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미·중 관계가 의미 있게 개선될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다"면서 "두 국가는 경제와 기술 지배력을 위한 전략적 경쟁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분석처럼 미국은 기술 분야에서 자국의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중국을 계속 견제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 캠프의 선임 자문을 맡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수석 아시아 담당관을 지낸 커트 캠밸은 "트럼프가 중국의 약탈적 관행을 진단하는 데 있어 대체로 정확했다는 것이 민주당 내 대체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중국과 필요한 경쟁을 하고 자국 산업을 보호하겠지만 세계무역기구(WTO) 등 국제기구를 통하거나 다자주의 외교를 통해 목적을 이룰 가능성이 크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이 관세정책을 아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관세 전략을 쓸 가능성은 작다.
이미 미·중간 관세전쟁으로 미국 내 일자리가 줄어들고 산업이 큰 피해를 봤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어 자국의 피해를 계산하지 않는 관세 물리기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정책이 미국의 농업과 제조업 분야에 피해를 미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으며 일방적인 관세도 폐기할 것을 요청했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대선 전 발표한 보고서에서 "2020년 선거 이후 중국과의 무역전쟁은 기술 전쟁으로 바뀔 것이다. 국가 안보와 지식재산권 절도, 기술 경쟁(5G·AI) 등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와 반대로 바이든이 선택할 무역정책 도구는 다른 지역과 연합을 구축하는 것이다. 그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과 같은 파트너십을 지지했다. 바이든 체제에서는 세계 나머지 국가와의 휴전 덕분에 기업들이 글로벌 관계의 불확실성 속에 프로젝트에 대한 자본투자를 꺼렸던 것을 경감시켜 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글로벌 금융시장 및 산업계를 강타하는 동안 시장이 가장 두려워했던 것은 불확실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밤중에도 트위터를 통해 돌연 대중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히고 환율전쟁을 불사하고 중국 기업에 대한 제재 계획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최소한 바이든 정부의 대중 정책은 트럼프만큼 예측 불가능한 것은 아닐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중국 쪽에서도 협상 파트너로 선호하는 것은 트럼프보다는 바이든 쪽이라고 이들은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더 매파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있다.
트럼프 정부에 비해 바이든 정부가 국내적으로 중국에 대해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인식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인권이나 사이버 스파이 문제 등에 있어서는 더 강경하게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 위안화 등 中 자산 강세 기조 이어갈 듯
바이든이 승리함에 따라 위안화 등 중국 자산에는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이미 지난달 초 위안화 가치는 당시 바이든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17개월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강세를 나타냈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처럼 관세 정책을 쓸 가능성이 작기 때문에 중국 경제나 수출업체에 긍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대두된 덕분이다.
스위스은행인 롬바르드 오디어는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바이든 후보가 이기면 무역 관련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바이든은 양자 무역관계에 대해 더 합리적인 접근을 할 수 있다. 다만 다른 문제에 있어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정부만큼 중국에 강경할 수는 있다"고 전망했다.
은행은 미국의 대중 관세가 자동으로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만약 관세가 줄어든다면 위안화 강세 서프라이즈가 나타날 수 있다고 역내 위안화가 달러당 6.5위안까지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다.
씨티그룹 역시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이 미국과 더 안정적 무역관계의 혜택을 입을 것이라면서 위안화 강세를 예상했다.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며 'V'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바이든 당선인이 민주당이 주장해온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통과시키면 미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도 촉발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 민주당이 상원까지 장악하지는 못하면서 시장이 기대하는 대규모 부양책이 조기에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상원을 공화당이 잡으면서 정치적 교착이 벌어지면 중국이 자산 다변화를 원하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일 최적의 시기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악사인베스트먼트의 아이단 야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쌍순환' 전략을 펼치는 상황에서 미국의 정치적 교착은 중국의 국제순환(세계경제)의 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며 글로벌 금융시스템과의 통합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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