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웃는 은행들…'수급·외화환산익 기대'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연중 최저가를 경신하자 국내 은행을 향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달러화 약세가 추세로 자리를 잡으면서 증시에서 은행을 중심으로 외국인투자자 수급이 개선되고, 예기치 못한 외화환산이익이 실적에 호재가 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51분께 전 거래일 대비 1.20원 내린 1,080.90원에 거래됐다. 이는 2년 6개월 만의 장중 최저치다.
달러-원 환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올해 3월 1,280원대까지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빅피겨인 1,100원 선을 하향 돌파한 뒤 1,080원 선까지 빠르게 내렸다. 달러인덱스도 지난주에만 1.3% 하락하며 달러 약세 분위기를 고스란히 증명하고 있다. 향후 가파른 하락에 당국의 개입으로 인한 반등 국면이 연출될 수 있지만, 미국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이어지는 한 달러 약세 분위기가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하리란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러한 원화 초강세에 외국인 투자자들인 국내 은행주를 순매수하는 경향이 강했다. 원화 강세가 국내 자산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와 맞물려 시장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을 짙게 만들어서다. 특히 성장주가 아닌 고배당 가치주 자리를 대변해온 은행주들은 이런 추세의 수혜주가 되곤 했다.
실제로 국내 은행의 외국인 지분률은 올해 들어 꾸준히 낮아졌다.
신한지주는 올해 2월 65.75%였던 외국인 지분율이 지난 10월 53.90%까지 떨어졌다. KB금융은 67.48%에서 64.24%(6월), 하나금융은 67.94%에서 63.57%(10월), 우리금융은 31.22%에서 25.33%(12월)까지 외국인 지분율이 내려앉았다.
물론 코로나19에 기반한 은행 중심의 금융주를 향한 매도세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경기에 민감한 금융주는 저 PBR 종목으로 시장 참가자의 관심에서 오랫동안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에서 출발한 최근 시장의 위험선호경향이 은행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미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부터 은행주를 향한 순매수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 이후 달러-원 환율이 계속 의미있는 하락 추세를 보이는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은행주 지분율은 다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은행이 보유한 외화자산을 중심으로 이익이 늘어난다는 점도 4분기 실적을 이끌 일회성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론 시장 변동성에 따른 이익을 은행의 이익체력이 개선된 것으로 의미 부여하기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달러-원 환율이 내년 상반기까지 추세적으로 하락하며 원화 강세가 자리잡는다면, 자산 전반의 가치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
특히 외환은행과의 합병으로 외화 자산 규모가 시중은행 중 가장 많은 하나금융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달러로 자금을 조달해 진행하는 해외투자의 경우 회계상 장부가액으로 기입되는 만큼 환변동에 노출되지 않지만, 조달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채는 환변동에 고스란히 노출된다.
하나금융의 경우 지난해 3천525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했다. 이는 KB금융(745억원)이나 신한금융(144억원)의 손실의 몇 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원화 강세 시기에서 하나금융에 고스란히 플러스 요인이 된다.
올해 2분기와 3분기에도 달러 약세 기조가 이어지자 하나금융은 분기마다 400억원 안팎의 외화환산이익을 냈다. 시장에선 올해 4분기 외화환산이익이 1천억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재무담당 임원은 "하나은행의 경우 달러-원 환율이 50원 가까이 하락할 경우 1천억원 가까이 외화환산이익이 산정된다"며 "경상이익이 아닌 만큼 대규모 외화환산익이 발생해도 보수적으로 반영하려 하겠지만 지금의 시장 흐름은 하나금융에 가장 유리하다"고 내다봤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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