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재정부양책 기대 등에 약세…달러인덱스 90선 하향 돌파
(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의 추가 재정부양책에 대한 기대를 바탕으로 2년 반만의 최저 수준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미래 관계 설정을 위한 협상도 낙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달러화 약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달러 인덱스는 2018년 4월 이후 처음으로 90선을 내주는 등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를 반영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3.03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3.470엔보다 0.440엔(0.43%)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22429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21830달러보다 0.00599달러(0.49%)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6.14엔을 기록, 전장 126.09엔보다 0.05엔(0.04%)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50% 하락한 89.864를 기록했다.
미국의 재정부양책 타결이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강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말 레임덕 기간에 접어든 가운데 사실상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협상 타결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공화당의 일인자인 매코널 대표는 전날 신규 부양책 협상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곧 마무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정부양책은 9천억 달러 규모로 타결될 전망이며 미국인에 대해 1인당 6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면서 달러화 약세 폭도 깊어졌다. EU와 영국 간 미래관계 협상의 EU 측 수석대표인 미셸 바르니에는 유럽의회 의원들에게 오는 18일까지 영국과 무역 합의 타결하는 것은 "어렵지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브렉시트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올해 말까지로 설정된 전환 기간 내에 무역협정을 포함한 미래관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양측이 연말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관세 등 무역 장벽이 발생해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와 다름없는 상황이 될 수 있다. 파운드화는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면서 전날보다 0.78% 상승한 파운드당 1.35920달러에 거래됐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추가 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연준이 기존의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연준은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제로(0~0.25%)로 동결했고 채권 매입 정책도 변경하지 않았다. 다만 연준은 채권 매입에 대한 가이던스만 변경했다.
미국 재무부가 스위스와 베트남을 환율조작국에 지정한 데 따른 파장은 제한됐다. 중국이 환율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한 데 따른 영향 등으로 위안화는 강세 흐름을 재개했다. 위안화는 장중 한때 달러당 6.4 위안대까지 호가를 낮추는 등 2018년 6월 이후 최고의 강세를 보였다.
위험선호 현상이 강화된 가운데 안전통화인 일본의 엔화도 달러화에 대해 이례적인 강세를 보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통화인 일본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세를 보인 이유를 펀더멘털 대비 너무 낮은 장기금리에서 찾았다. 미 국채 장기물 등에 투자된 엔화가 장기물 수익률 등에 실망하면서 회귀하는 데 따른 파장이 엔화 강세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미국 경제지표는 시장 전망치보다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재정부양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지난 1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2주 연속 증가해 9월 초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2만3천 명 늘어난 88만5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0만8천 명보다 많았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제조업 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도 전월 대비 악화해 시장 예상보다 나빴다.
12월 필라델피아 연은 지수는 전월 26.3에서 11.1로 하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0.0을 대폭 하회했다.
UBS 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인 마크 해펄러는 "백신 출시와 미국 재정부양책에 대한 긍정적인 뉴스에서 증시가 추가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되지만 미국 달러화는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확장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잠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MUFG 은행의 수석 외환 전략가인 미노리 우치다는 "미국의 장기 수익률은 경상수지 적자 재원을 마련하기에는 너무 낮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의 장기 수익률이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한, 달러화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유로화, 엔화, 중국 위안화와 같은 경쟁국들에 비해 최대 10%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CMC의 수석 시장 전략가인 마이클 매카시는 "세계가 2021년 성장 전망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함에 따라 달러가 약세를 보였다"면서 "달러화는 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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