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韓외환시장 어떻게 봤나…"투명성 긍정평가, 조작국 요건서 멀어져"
긍정적 평가 주 이뤄…외환당국 운신 폭 넓어질듯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 재무부의 환율보고서가 발표된 가운데 우리나라 외환시장에 대한 미 당국의 평가가 주목된다.
이번 보고서에서 우리나라는 환율 관찰대상국 목록에 잔류하며 환율 조작국의 칼날은 피했다.
그러나 보고서 내용을 살펴보면 시장 투명성과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 등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1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전일 미국 재무부는 2020년 12월 '주요 교역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정책 보고서'(환율보고서)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재무부가 환율 조작국을 지정하는 세 가지 요건 중 두 가지에 해당하며 환율 관찰대상국에 이름을 올렸다.
우리나라의 지난 1년간 대미 무역흑자가 200억 달러로 기준치에 도달했고, 경상 흑자도 국내총생산(GDP)의 3.5%로 기준치인 2%를 초과해서다.
다만, 12개월간 GDP의 2%를 초과하는 외환을 순매수하는 지속적·일방적인 외환시장 개입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외환 당국이 지난 6월말 직전 1년 간 시장 안정을 위해 개입한 규모는 91억 달러 순매도로 GDP의 0.6% 수준이다.
미국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재무부는 한국 정부의 보다 더 투명하고 시기적절한 외환시장 개입 내역 공개를 환영한다"며 "이는 특히 반기별이 아닌 분기별 개입 내역을 공개하기로 한 결정 등을 포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우수한 기관과 시장을 보유한 한국은 예외적이고 무질서한 시장 상황에서만 환율 개입을 단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 재무부는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자체 추정치가 아닌 우리나라가 공시하는 외환 당국 순거래 내역을 그대로 활용했다.
기획재정부는 이와 관련해 "그간 우리 정부가 미국 재무부와 고위급, 실무 협의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통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한편 외환시장 개입을 제외한 다른 환율조작국 지정 요건과 관련해서도 우리나라의 외환시장 상황은 다소 나아진 듯하다.
대미 무역흑자와 경상수지가 줄어들면서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의 경상 흑자는 2020년 6월 직전 4분기 동안 지속 감소해 GDP 대비 3.5%가 됐다"며 "같은 기간 대미 무역 흑자도 200억 달러로 감소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한국의 경우, 관찰대상국에 잔류하였으나 경상수지와 대미 무역수지가 줄어들면서 환율조작국 지정 기준으로부터 점차 멀어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며 "원화 가치도 미국의 교역국 중 드물게 균형 수준에 위치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미국 재무부가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국제통화기금(IMF)의 자료를 인용해 기재한 바에 따르면 세계 주요 통화 중 원화의 실질실효환율은 균형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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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 IMF 추정 실질실효환율, 출처: 미 재무부 환율보고서>
이 같은 국내 외환시장에 대한 비교적 우호적인 평가는 최근 원화 강세로 고민이 깊어진 우리 외환 당국 운신의 폭을 넓혀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외환시장 참가자는 "이번 환율보고서에서 관찰대상국 지위는 유지했지만 보고서 내용에서 딱히 불리한 코멘트가 없었고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다"며 "중국처럼 투명성에 대한 압박을 받는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우리 외환 당국 입장에서는 부담감을 덜 수 있는 계기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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