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유독 원화만 약세를 보일까…"펀더멘털 누르는 수급"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최근 주요 통화 대비 원화의 상대적인 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 같은 원화 약세가 펀더멘털 대비 과도하다고 평가했다.
환시 참가자들은 2일 원화 약세가 미국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급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외국인이 코스피 시장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순매도하면서 외환시장에 관련 역송금 물량이 증가하는 등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외국인은 5조3천억 원가량의 주식을 순매도하며 코스피 지수 하락과 달러-원 환율 상승을 이끌었다.
같은 기간 달러-원 환율은 1.4%가량 상승하며 1,100원대 초반에서 1,110원대 후반으로 단숨에 레벨을 높였다.
달러화가 간밤 강세를 보이긴 했지만, 지난주 변동성을 비교해보면 달러 인덱스는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유로화는 0.27% 절하됐고, 호주달러는 0.95% 하락했다. 싱가포르 달러는 거의 변화가 없었고 대만달러도 0.15% 약세를 나타냈다.
역외 위안화(CNH)는 오히려 0.8% 절상했다.
위안화는 유동성 위축에 따른 단기금리 급등 등 내부 요인을 고려해 배제한다고 해도 원화가 다른 통화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약세를 보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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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이후 주요국 환율 등락률 비교(달러-원 빨간색)>
환시 참가자들은 달러-원 환율 등락률이 유독 큰 것은 수급 요인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외국인 주식 매도와 숏커버 등 요인에 일시적으로 오를 수 있겠지만, 원화만 약세로 갈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한 은행의 외환 딜러는 "그동안 달러 강세가 제한된 가운데 리스크오프에 연동하며 달러-원이 올랐는데, 이날은 달러도 강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라며 "일단 단기 상단은 1,120원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주식이 진정되고 외국인 매도세도 누그러지면 달러-원이 계속 오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전일 수출지표 등 지표도 호조를 보여 주식만 지지가 된다면 원화가 크게 약세로 갈 재료가 없다"고 내다봤다.
이들은 펀더멘털은 오히려 원화 강세를 지지한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타이트한 수급 여건 등에 원화의 상대적 약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1월 수출입 동향은 원화 펀더멘털이 여전히 견조함을 확인시켜준다"며 "1월 수출은 다양한 품목의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글로벌 경제 정상화에 국내 수출도 견조한 흐름이 이어지고 반도체 가격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화를 둘러싼 긍정적 펀더멘털은 향후 경상부문 수급 개선 시 원화의 상대적 강세를 재개시키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참가자들은 다음 주 설 연휴를 앞두고 수급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아직 월초라 양방향 모두 수급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며 "그러나 이번 주 후반으로 갈수록 다음 주 설 연휴를 앞둔 물량 처리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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