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바이든·파월·옐런, 1970년식 물가 위협은 걱정 안 해"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경기침체 위험에 맞서 공격적인 재정정책과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사했던 많은 당국자는 항상 인플레이션을 경고하는 이코노미스트들과 싸워왔다.
공격적인 부양책이 1970년대와 같은 대규모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취임하자마자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을 내놓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닛 옐런 재무장관, 이들과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을 구사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이 같은 인플레이션을 걱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진단했다.
이는 지난 십여 년간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를 계속 밑돌면서 경제가 과열할 위험이 크게 낮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옐런 재무장관은 이달 초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인플레이션을 연구하고 이에 대해 걱정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며 "그러나 우리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했고 우리나라는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어 이를 당장 해결해야 한다. 그것이 가장 큰 위험이다"라고 경고했다.
옐런은 인플레이션보다 당장은 경제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우선순위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파월 이전에 연준을 이끈 옐런은 누구보다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인플레이션이 반등한다는 기미는 나타나지 않았다.
파월 의장도 최근 한 연설에서 경제가 과열될 위험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일축했다.
파월은 앞으로 수개월 내에 물가가 갑자기 뛰어오를 수는 있다면서 경제가 완전히 재개되고 소비가 분출하면 일시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를 수는 있지만, 이는 단기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은 "물가 반등은 큰 의미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플레 역학이 변하겠지만 현 상황에서는 그것이 매우 빠르게 변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일부 경제학자, "바이든 부양책 인플레 촉발할 것"
래리 서머스 전 재무장관 등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이 같은 파월의 견해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부양책 규모가 경제적 폐해 수준을 크게 웃돈다며 이를 줄이지 않는다면 한정된 재화와 서비스 등에 비해 너무 많은 달러가 방출돼 구매력이 손상되고 연준이 갑자기 금리를 올려야 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연준의 갑작스러운 금리 인상은 또다시 경제를 침체로 몰아갈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미 기업연구소의 마이클 스트레인 이코노미스트는 "이러한 모든 요소를 들여다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다고 결론 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인은 앞선 경기 침체 상황에서는 부양책을 찬성했으나 바이든 대통령이 내놓은 부양책에 대해서는 물가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경제를 너무 심하게 밀어붙이면 일부 과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하버드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서머스도 이달 초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통해 "거시경제적 아웃풋 갭이나 혹은 가계소득 하락분에 비춰 판단할 때 제안된 코로나19 부양책 패키지가 너무 크다"고 비판했다.
서머스는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냈으며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을 맡았다.
서머스는 바이든의 부양책이 "우리가 한 세대 동안 보지 못했던 종류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촉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트레인이나 서머스의 이 같은 경고는 2009년 경기침체 상황에서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붓던 오바마 행정부에 반대했던 보수 경제학자들의 발언과 유사하다.
당시 바이든은 부통령이었으며, 서머스는 NEC 위원장이었다.
◇ 2009년 교훈은…대규모 부양책 "인플레 촉발 안 해"
주목할 점은 보수경제학자들의 경고처럼 2009년 침체 상황에서 쏟아부은 대규모 부양책이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준의 목표치인 2%를 넘지 못했으며 당시 오바마 대통령이 쏟아부은 8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 패키지는 이후 많은 경제학자 사이에서 너무 작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양책을 제때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면서 많은 저소득층과 중산층이 오랫동안 부진한 성장세와 느린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2011년 백악관 CEA 위원장을 지낸 오스탄 굴스비는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부양책을 밀어붙이는 것은 오바마 전 행정부 때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굴스비는 "경제가 과열될 것이라고 말한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며 "10년 이상 인플레이션이 곧 일어날 것이라고 언급한 많은 목소리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더구나 파월 의장이 앞장서 인플레이션 우려를 불식시키면서 많은 민주당 의원들을 대담하게 만들고 있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바라트 라마무르티 NEC 부위원장은 지난 수요일 트위터를 통해 "오늘 파월 의장이 우리 경제 상태와 경제를 정상궤도로 되돌리는 것에 대해 중요한 연설을 했다"며 "그의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구조 계획'을 뒷받침해준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경고는 어쩌면 1960년대 말과 1970년대의 잔여물에 불과할 수도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물가는 놀랍도록 낮은 수준이었고 대규모 부양책에도 물가는 꿈쩍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무부 관리를 지낸 네이선 시츠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정말로 사람들이 물가가 오를 것을 걱정했지만 그것은 일어나지 않았다며 과열 위험이나 높은 인플레이션은 나타나지 않았고 주장했다.
경제가 완전히 재개하면 물가가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연준이나 당국자들은 당장 그러한 위험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작년 평균 물가목표제를 도입해 물가가 2% 목표치에 도달하더라도 이를 한동안 용인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기도 했다는 점에서 연준의 물가 인식이 당장 바뀔 가능성도 작아 보인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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