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에 달러예금 늘었는데…개인·기업은 '비쌀 때 팔자'
(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2월 거주자외화예금이 해외투자 관련 자금 증가로 1개월 만에 다시 상승세로 전환했지만, 주체별 움직임은 엇갈리는 모습이다.
지난달 증권사가 투자자예탁금과 신탁 등 고객 관련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면서 달러화 예금이 증가했지만, 지난 1월부터 이어진 달러-원 환율 상승세에 민간기업과 개인들은 오히려 달러 예금을 줄였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사가 예치한 해외투자 관련 자금이 신규투자를 위해 유입된 자금인지 기존 외화자산을 처분하면서 생긴 대기성 자금인지 구분할 수 없는 만큼 앞으로의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거주자외화예금은 전월보다 6억5천만 달러 증가한 900억3천만 달러를 나타냈다.
달러화 예금이 7억6천만 달러 늘며 외화예금 상승세를 견인한 가운데 이 중 대부분은 증권사의 고객 관련 자금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관계자는 "증권사가 고객 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면서 법인을 중심으로 달러 예금이 9억2천만 달러 증가했다"며 "개인들의 해외투자 관련 예탁금 등 해외투자 관련 자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신규자금 유입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기존 주식을 처분한 자금일 수도 있다"고 해석에 주의를 당부했다.
반면, 개인들의 달러 예금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1억6천만 달러 감소했다.
특히, 한은은 법인 중 민간기업은 개인과 마찬가지로 환율 상승의 영향을 받아 달러 예금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1월 말 1,118.80원에서 2월 말에는 1,123.50원으로 한 달 동안 4.70원 올랐다.
지난 1월 한 달간 달러-원 환율이 32.50원 오른 것보다는 완만한 상승세지만, 환율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저가 매수 수요가 주춤한 가운데 비쌀 때 팔자는 심리가 혼재된 것으로 보인다.
환시 전문가들은 개인이나 수출기업들은 환율 움직임을 예상해서 베팅한다기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움직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국내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개인들의 영향력이 커진 상황이다.
작년 한 해 동안 개인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가 급증한 가운데 거주자 외화예금에서의 비중도 20% 언저리에서 23% 가까이 확대됐다.
환시 참가자들은 개인들의 해외자산에 대한 관심이 증가할수록 환시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며 최근 시장 변동성 확대가 개인의 투자 심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해외투자가 채권에서 주식을 중심으로 바뀐 가운데 개인의 해외 직접 투자 참여도 늘었다"며 "달라진 해외투자 구조는 환 헤지 비율을 낮추며 외화 수요를 가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높은 주식 변동성에 투자 결정도 연결되면서 환율 변동성도 확대될 수 있다"며 "구조적으로 대외자산을 늘리는 과정인 만큼 해외 주가 하락이 신규 투자를 자극해 환율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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