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수탁업무 어쩌나…기관고객 이탈 우려
  • 일시 : 2021-03-29 10:01:16
  • 하나은행 수탁업무 어쩌나…기관고객 이탈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가 옵티머스펀드 수탁사인 하나은행에 업무 일부정지를 결정하면서 기관고객의 이탈 조짐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시중은행 중에서 수탁은행의 절대 강자로 평가받아 왔지만, 금융당국의 업무정지라는 초유의 판단을 앞두고 시장도 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양새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5일 제재심을 열고 하나은행의 업무 일부정지를 금융위에 건의했다.

    보관·관리하는 집합투자재산 간 거래 금지, 운용지시 없는 투자대상자산의 취득·처분 금지 등 자본시장법 관련 사항을 위반했다는 게 제재심의 판단이다.

    금감원이 국내은행의 수탁업무와 관련해 영업정지와 같은 강도 높은 제재를 꺼내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직 금융위의 판단이 남았지만, 유례없는 결정에 은행권 내 수탁업무 담당 부서들의 긴장감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이르면 내달 중순 이후에나 하나은행의 업무 일부정지에 대한 최종 판단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선 하나은행의 신규 수탁업무가 1~3개월가량 정지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있다. 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맞물려 금융은 물론 사회적으로 미친 파장이 큰 만큼 금융위가 기관제재를 낮추기엔 다소 부담스럽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제재 경감 여지도 남아있다. 기관제재는 ▲등록·인가 취소 ▲영업정지 ▲시정명령 ▲기관경고 ▲기관주의 등 5단계로 나뉘는데 이중 기관경고 이상은 신사업 진출에 제한이 발생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만약 제재가 한 단계 경감되더라도 금융당국의 강력한 처벌과 경고에 대한 톤은 달라지지 않는 셈이다.

    수탁 업무의 신규 영업이 중단되더라도 당장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계약이 유지되고 있는 고객의 자산 수탁은 문제없이 이뤄지는 만큼 수수료를 받는데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업무정지 기간에 수탁계약이 만료되는 경우엔 이야기가 달라진다. 수탁 계약이 유지돼야 하는 고객 입장에선 다른 수탁 은행을 찾아야 할 수밖에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의 종류나 수탁 자산의 성격, 주체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기껏해야 10bp 안팎의 보수라 수수료 계정 손실이 크진 않을 것"이라며 "문제는 평판이다. 이미 수탁은행이 개점 휴업이나 마찬가지긴 하지만, 수탁은행으로서 첫 제재가 확정되면 미래의 고객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하나은행은 해외에서도 최우수 수탁은행으로 여러 번 이름을 올릴 정도로 수탁 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구축해왔다. 오랜 시간 국민연금을 비롯해 다수 연기금, 보험사 등 기관 투자자의 다양한 자산을 맡아왔다.

    영업정지 제재가 은행 신뢰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하나은행에 수탁자산을 맡긴 기관투자자들은 이번 제재의 최종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가 활발해지며 기관투자자들이 수탁자책임위원회와 같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어 수탁사의 제재를 무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기관투자자 관계자는 "하나은행 제재심 결과를 지켜보고 있는데 (확정된다면) 재계약을 하긴 어렵다. 가뜩이나 수탁사를 찾기도 어려워 우리와 같은 기관 고민도 크다"고 전했다.

    은행권에선 수탁업무를 두고 빛 좋은 개살구란 자조 섞인 평가도 나온다. 연기금과 같은 기관투자자의 수탁은행이 되면 해외 투자설명회 등 브랜드 인지도는 상승하지만, 실리와 비교해 져야 할 책임이 너무 무거워서다.

    또 다른 시중은행 임원은 "최근엔 연기금이 수탁은행 입찰을 해도 참여하지 않는 게 현실"이라며 "반면 계약을 맺고 기관이 이탈했을 때 져야 할 부담은 너무 크다. 연간 몇억의 수익을 내고자 써야 할 눈에 보이지 않는 인적, 물적 인프라 비용이 커서 해당 부문 비즈니스를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 크다"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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