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최저한세 촉구…전 세계적 합의 가능할까
  • 일시 : 2021-04-08 14:20:50
  • 美 글로벌 최저한세 촉구…전 세계적 합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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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재닛 옐런이 글로벌 최저한세(global minimum tax)를 촉구하는데 가능한 일일까?"

    6일(현지 시각)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많은 나라가 글로벌 최저한세 논의를 과세권(taxing rights)이라는 더 까다로운 이슈와 엮길 원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기업 과세는 국제경제정책에서 가장 어려운 이슈 중 하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재무장관이자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인 재닛 옐런은 이와 관련해 적절히 개입하고 있다. 지난 5일 옐런 장관은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연설에서 전 세계 고위층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대기업에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적용하는 데 각국이 동의하길 촉구하면서다.

    옐런은 "글로벌 경제가 더 공정한 운동장을 바탕으로 번영을 이룰 것"이며 "바닥으로 향했던 30년간의 경쟁"을 끝낼 것이라고 말했다. 최저한세는 카리브해와 유럽에 있는 일부 조세회피처 입장에선 달가운 개념이 아니다. 하지만 일방주의를 추구한 트럼프 정권 이후 다자주의에 다시 참여하는 미국을 많은 경제국이 환영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년 동안 법인세 회피가 늘면서 사회적인 반발도 커졌다. 무서울 정도로 빨랐던 세계화 가운데 다국적 기업은 세금을 두 배로 내는 대신 두 배로 덜 내게 됐고, 조세회피처를 활용해 시스템을 가지고 놀았다. 나라별로 세법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했고, 과세 대상인 이익을 줄이거나 숨겼다. 이러한 행태는 건물이나 설비보다 쉽게 이동시킬 수 있는 무형자산이 증가하면서 더욱 쉬워졌다. 대형 기술기업이 최대 수혜자였는데, 실리콘밸리 5대 기업이 지난 10년 동안 현금으로 낸 세액은 2천200억달러로, 같은 기간 누적 세전이익의 16%에 불과하다.

    부유한 회원국이 대부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지원 아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그간 여러 번 있었는데, 그 과정은 느렸다. 일례로 영국과 인도 등은 온라인 플랫폼을 가진 외국 기업이 자국에서 매출을 올리는 데 불만을 품고 디지털서비스세(DST)를 도입하거나 제안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징수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것이라며 관세를 매기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만 최저한세에는 동의했다. 실제로 2017년엔 미국판 최저한세를 감세 및 일자리 법안(Tax Cuts and Jobs Act)에 담았고, 실행에 옮겼다. 바이든 대통령도 새로운 개혁에 나섰다. 연방정부가 부과하는 법인세 세율을 21%에서 28%로 올리고, 미국 기업이 해외에서 거둔 이익에 대한 세율을 10.5%에서 최소 21%로 올리려 한다.

    세금을 더 거둬 2조달러가 넘는 인프라 투자안에 자금을 댄다는 구상이다. 의회 내 공화당원과 대기업을 대변하는 단체는 높은 세율이 미국의 경쟁력을 해친다고 불평하지만, 주요 경제국이 함께 글로벌 최저한세율을 설정하면 무색한 주장이다.

    최저한세는 OECD가 주선하는 협상에서 두 가지 필러(기둥) 중 하나다. 관료들에 따르면 트럼프 정권 때도 관련 논의는 상당히 건설적이었다. 하지만 아일랜드(12.5%)처럼 법인세율이 낮은 나라는 최저한세에 여전히 우려를 표한다. 만약 글로벌 최저한세율이 21%라면 아일랜드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은 아일랜드 정부에 12.5%를 내고, 미국 정부에 추가로 8.5%를 내야 한다. 낮은 세율로 기업을 유치한 아일랜드의 강점이 사라지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대부분 나라는 두 필러를 묶어서 논의하길 원한다. 두 번째 필러는 더욱 까다로운 것으로, 물리적 사업장이 없는 곳에서 이익을 낸 기업에 대한 과세권을 각국이 나눠 갖는 방안이다. 미국 바깥에서도 돈을 버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을 겨냥했다. 글로벌 기술공룡은 대부분 미국 기업이기 때문에 유럽 등에 유리한 안건으로, 미국 입장에서는 불리하다.

    새로운 과세권 배분 시스템에 참여할지는 미국 기업이 스스로 결정하게 하자는 제안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나왔는데, 이를 옐런 장관이 거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과 관련해 큰 장애물이 사라진 셈이지만, 다른 걸림돌도 있다. 디지털서비스세 부과 대상인 기업 중 상당수가 세금 대부분을 미국 정부에 낸다. 따라서 협상이 체결되려면 미국 스스로 세수 중 일부를 다른 나라와 공유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올해 6월 말까지 두 필러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낙관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에 대해 회의적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더 간단한 합의조차도 수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글로벌 최저한세와 관련해서는 세율이 핵심 변수다. 일부 관료는 협상 참여국이 어려운 교섭 끝에 아일랜드 법인세율(12.5%)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설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미국 기술기업이 이미 현금으로 내는 평균 세율과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과세권 재배분과 관련해서는 이를 강국들이 받아들인다고 할지라도 전 세계적으로 100억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세금이 걷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OECD는 기업이 조세회피로 내지 않는 금액이 한 해에 1천억~2천4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한편, 바이든 행정부는 전 정권보다 부드러운 어조로 말하면서도 몸을 푸는 모양새다. 영국과 터키 등 디지털서비스세를 부과하는 6개국에 최대 25%의 관세를 물리겠다고 압박한다. OECD에서 진행 중인 협상을 위한 전술일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전술이 실패하면 각국은 분쟁을 이어갈 전망이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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