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디커플링] ② 완고한 연준·ECB…"실직자 잊지 않겠다"
  • 일시 : 2021-04-29 13:25:02
  • [통화정책 디커플링] ② 완고한 연준·ECB…"실직자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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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28일(이하 현지시각)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한 번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고수했다. 코로나 위기가 닥쳤던 지난해 3월 이후 줄곧 정책금리를 동결했고, 테이퍼링 신호도 없었다.

    미국 경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완전고용' 목표에 상당한 진전을 추가적으로 이룰 때까진 굳건히 경제를 지원한다는 태도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22일 완화 기조를 유지했다.

    ◇ 테이퍼링 신호 없던 4월 FOMC 브리핑

    27일~28일 이틀 일정으로 회의를 연 연준의 최고 정책 결정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00~0.25%로 유지했다. 작년 3월 긴급회의를 열어가며 총 150bp를 내린 지 1년이 넘었다.

    시장은 이번 FOMC에서 테이퍼링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나올지 주목했다. 지난 3월 FOMC 이후 나온 고용·소비지표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변은 없었다.

    전체 인구 중 절반가량이 최소한 한 차례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은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마스크를 벗을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런데도 캐나다 등에 비해 초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완강하게 고수하는 모습이다. 파월 의장은 4월 FOMC 뒤 기자회견에서 "자산매입 축소 논의를 시작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브라운어드바이저리의 톰 그래프 픽스드인컴 담당은 지난 23일 CNBC에 "파월 의장은 (때가 되면) 테이퍼링 신호를 보내겠다고 했다"며 "그는 카드를 품에 숨기고 기다릴 수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 "일자리를 잃은 사람을 잊지 않겠다"

    연준이 과거보다 긍정적으로 경제상황을 평가하면서도 통화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이유는 고용 때문이다. 고용지표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코로나 위기가 닥치기 전과 비교하면 일자리 약 800만개가 아직 부족하다. 4월 FOMC 뒤 파월 의장은 "고용과 물가에서 결과를 낼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 나온 CBS와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경기 확장 속에서도 일자리 없이 남겨진 사람들을 잊지 않을 것이다. 완전한 회복 전까지는 계속해서 경제를 지원할 것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완전고용과 더불어 연준의 양대 목표 중 하나인 물가 안정에 대해서는 인내하겠다는 태도다. 파월 의장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반복했다. 지난 3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1년 전보다 2.6% 올랐다. 연준의 목표 수준인 2%를 훌쩍 넘는 숫자지만, 고용 창출을 중시하는 파월 의장은 일정 기간 2% 이상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평균물가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ing)를 지난해 8월 공식화했다.

    유동성이 넘쳐나는 금융시장에서 '모든 것의 랠리(Everything Rally)'가 펼쳐져 거품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연준이 노동시장 회복을 우선하는 모습이다. 연준의 조기 긴축을 우려해 올해 1분기에 큰 변동성을 보이며 글로벌 증시를 흔들었던 미국 국채시장도 '일자리'에 대한 파월 의장의 고집을 대체로 믿는 모양새다.

    BNP파리바의 다니엘 안 연구원은 27일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 움직임은 연준의 일관된 메시지를 내재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3월에 프라이머리 딜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시장은 2022년 1분기에나 테이퍼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고 첫 번째 금리 인상은 2023년 3분기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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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CB, 오히려 유동성 공급 늘려

    연준 못지않게 유럽중앙은행(ECB)도 완고하다. ECB는 22일 통화정책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0.0%, 예금금리를 마이너스(-) 0.5%로 동결한다고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22일 ECB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팬데믹의 다리를 건너기까지 갈 길이 멀다"고 표현했다.

    ECB는 연준처럼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공급하는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도 유지했고, 최소 2022년 3월까지 운영하겠다고 했다. 팬데믹 대응 조치를 철회하기엔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실제로 도이체방크 데이터에 따르면 ECB는 PEPP를 통해 1월과 2월에 600억 유로, 530억 유로어치 채권을 매입했는데, 3월 매입액을 740억 유로로 크게 높였다. ECB는 올해 첫 몇 달보다 더 많은 채권을 향후 몇 달간 매수하겠다는 뜻도 22일 내비쳤다. 테이퍼링은커녕 유동성을 더 공급하려는 양상이다.

    다만 매파적인 ECB 인사들은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경기부양책 축소 시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길 바라고 있다고 CNBC가 22일 전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오는 6월 ECB 회의가 유로존 통화정책에 있어 중요한 순간일 것으로 보고 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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