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시서 외국인 對 수출업체 '빅뱅'…승자는 누가 될까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투매 관련 역송금 물량과 수출업체 네고물량이 팽팽히 대립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4일 최근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6조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달러-원에 상방 압력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달러-원 레벨이 높아지면서 상단에서는 그동안 대기하던 네고물량이 대량으로 나오며 환율 상승세를 억제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1,130원대로 갭업 출발했다.
글로벌 위험회피 심리와 더불어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까지 겹치면서 달러-원의 상방 압력이 더 큰 상황이었다.
그러나 달러-원이 1,130원대에 진입하자 장 초반부터 네고물량이 적극적으로 나오며 달러-원 상승폭을 줄이는 모습을 보였다.
전일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4천억 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하며 3거래일 연속 6조 원에 달하는 주식을 매도했지만, 달러-원 환율은 1,130원 부근에서 횡보했다.
지난 13일에도 외국인이 사상 두 번째로 많은 2조7천억 원가량을 투매했음에도 달러-원은 5원가량 오르는 데 그쳤다.
환시 참가자들은 역송금 물량이 상당량 나오며 환율 상승을 이끌고는 있지만, 이번 주 들어서만 달러-원이 15원 이상 상승하면서 1,130원대에서는 대기하던 네고물량이 적극적으로 출회하며 달러-원 상단을 무겁게 눌렀다고 전했다.
지난 이틀간 외국인 역송금 수요가 30억 달러 내외 유입됐지만, 수출업체의 네고 물량은 이보다 많은 40억 달러가량 집중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아직은 두 힘의 대결이 어느 쪽의 승리로 끝날지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을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물가 서프라이즈를 소화하며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어느 때라도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소식이 나온다면 또다시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며 외국인 주식 매도세와 달러-원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반면 중장기적으로 달러 약세 전망도 강한 만큼 달러-원이 반등할 때마다 수출기업들이 네고 물량을 내놓을 수도 있다. 막대한 거주자 외화 예금 등을 고려하면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은행의 한 딜러는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를 전망하는 기관들이 여전히 많다"면서 "달러-원이 일시적으로 오를 때마다 기업들이 매도 기회로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은 서울 환시도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물가 지표를 소화하며 미국 주식이 오르고 국채금리와 달러화 가치가 다소 하락하는 등 진정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주식 대량 매도가 잦아들고 역송금 물량도 제한된다면 네고물량이 다소 우위를 보일 수 있다.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국 소비자물가에 이어 공급자물가지수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호조를 보였지만, 시장은 오히려 이를 소화하며 숨 고르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그는 "오늘도 장중엔 물량 위주의 장세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 코스피 매도 강도와 네고물량 등의 공방을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 딜러는 "결국은 시장이 연방준비제도의 입장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장중에는 수급에 좌우되지만, 방향은 미국장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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