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냐 디플레냐…"결국은 정치가 문제"
"장기적으로 상승 가능성 커"
"재정 중심 통화 공급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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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은 정치 문제다"
글로벌 금융회사 맥쿼리 그룹의 후 웨이쥔(胡偉俊) 수석 중국 경제학자는 17일(현지 시각) 중국 금융미디어 차이신(財新)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후 웨이쥔은 최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가장 뜨거운 화제이고, 이에 대한 시장참여자와 정책입안자의 의견이 엇갈린다며 기고문 취지를 소개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시적이라는 주장을 반복해왔고, 중국 공산당 정치국은 최근 회의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문제를 거론하지 않았다.
후 웨이쥔은 인플레이션 논쟁에서 단기(3~6개월)와 장기(5~10년)를 반드시 구분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더 오르다가 올해 하반기에 낮아지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체계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경시할 수는 없다고 했다. 현재로서는 인플레이션이 장기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더 커 보이지만, 정확하게 예측할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론 인플레 상승
우선 후 웨이쥔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는 상방 압력을 받을 이유를 설명했다. 글로벌 경제 수요가 매우 강하고 유동성도 충분해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후 웨이쥔은 코로나 바이러스로 글로벌 경제가 큰 충격을 받았지만,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덕에 상품 소비가 약한 편이 아니라고 했다. 실제로 올해 3월 미국에서 1인당 1천400달러 지원금이 주어진 영향으로 상품 소비가 코로나 전 수준보다 16% 늘었다.
그러나 후 웨이쥔은 지원금이 모두 쓰인 뒤엔 상품 소비가 줄어들 것이고, 코로나 백신 접종으로 여행 등 서비스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그는 "따라서 미국의 상품 소비와 글로벌 제조업 생산은 올 2분기에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크다. 수요가 둔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올해 하반기부터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라고 했다.
◇장기적으론 정치가 문제
후 웨이쥔은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으로는 일시적인 현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확실히 나타날 수 있다고 썼다. 그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정치 문제"라고 주장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 대부분이 양적완화(QE)를 하면서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과 실물경제 디플레이션이 발생했다. 전 세계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해졌고, 포퓰리즘이 고개를 들었다.
후 웨이쥔은 서방 정치인들이 빈부격차 추세를 반전시키지 못하면 선거에서 포퓰리즘의 도전을 받기 때문에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정부양책 규모가 2009년 수준을 크게 넘어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규모 재정 부양으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지만, 미국의 정치·경제 엘리트로서는 무릅쓸 만한 리스크인 셈이다.
◇재정 중심 통화 공급이 대세
후 웨이쥔은 보통 광의통화 증가 속도가 빨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오르는데, 현실적으로 광의통화 공급량을 높이는 두 가지 요인은 은행 대출 증가와 대규모 재정적자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불평등 악화로 극좌와 극우를 비롯한 여러 정치세력이 등장했는데, 미국과 유럽의 선거 정치에 갈수록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고 했다. 그 결과 광의통화 공급이 갈수록 재정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관측(통화공급 재정화·貨幣供應財政化)이다. 후 웨이쥔은 "이 점은 바이든 행정부가 최근 내놓은 일련의 부양 프로그램에서 매우 분명하게 나타난다"면서 "인플레이션 배경에는 통화가 있지만, 결국에는 정치다"라고 강조했다.
정치가 재정을 풀지 않으면 구조적으로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다. 통신기술 발전과 세계화가 디플레이션 요인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부의 분배가 악화하면 유효수요가 부족해져 디플레이션을 야기한다. 부자는 가진 돈을 다 쓰지 못하고, 빈자는 가진 돈이 없어 쓰지 못하는 논리다.
후 웨이쥔은 "현대 화폐시스템은 결국 법화시스템이다.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만들고자 하면 못할 수가 없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광의통화 공급이 재정 중심으로 이뤄지고, 세계화가 퇴조한다는 가정 아래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한다고 했다.
다만 이를 예상하기란 지난하다는 의견이다. 가장 유용한 세 가지 지표로는 달러화와 미국 국채 금리, 유가를 꼽았다.
지난 10년 동안 달러화는 오름세를, 미 국채 금리와 유가는 내림세를 보였다. 만약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이 오르면 달러화는 내림세를, 미 국채 금리와 유가는 오름세를 나타낼 전망이다.
이러한 추세가 현실화하면 전 세계 자산 가격이 심대한 영향을 받는다. 지난 10년간의 낮은 인플레이션 환경에서 신흥시장과 원자재, 가치주는 모두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 수준이 높아지면 이러한 추세가 모두 역전된다고 후 웨이쥔은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추세는 예상하기 어렵지만, 밀접하게 팔로우할 가치가 있다"고 조언했다.
yt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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