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담는 뱅커] 남궁태헌 하나은행 상품운용 과장
  • 일시 : 2021-05-26 09:50:11
  • [주식 담는 뱅커] 남궁태헌 하나은행 상품운용 과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운도 실력이다'라는 말이 있다. 일부에서는 그야말로 '랜덤'인 운이라고 하지만, 어떻게 보면 다른 사람들보다 기회를 잘 포착한 실력의 결과물일지도 모른다.

    26일 연합인포맥스와 만난 남궁태헌 하나은행 증권운용섹션 상품운용유닛 과장이 그러하다. 약 10년간 외환과 스와프, 증권 등을 아우르는 자본시장 딜러로 근무한 그는 자신의 커리어를 '운이 좋았다'라고 소개했다.

    남궁 과장은 지난 2009년 하나은행에 합류했다. 그는 당시 MBA를 소지하고 있었다. 현재는 은행 자체 경력개발계획(CDP)에 MBA가 있을 만큼 MBA 기회가 많아졌지만, 당시만 해도 MBA 소지자는 다소 희소성이 있었다.

    미들 오피스에서 근무하던 남궁 과장은 백 오피스 근무를 거쳐 2011년도부터 프론트 오피스에서 딜러 생활을 시작했다. 주로 외환(FX)·FX스와프 거래를 맡았던 그는 최근 증권운용섹션으로 발령받아 주식운용을 맡게 됐다. 올해로 시장을 본 지 딱 10년차가 된 셈이다.

    남궁 과장은 "주식시장에는 시장을 예측하지 말라는 유명한 격언이 있는데 FX를 하다가 와서 보니 시장을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데스크에 있는 훌륭한 다른 딜러들과 의견을 공유하면서 뷰를 쉐어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8명의 동료와 함께 국내·외 주식 등을 포함한 주식을 운용한다. 직접 운용하는 주식에서는 압도적으로 국내주식 비중이 높다. 수익증권의 경우 비상장주식 등 공격적인 쪽으로 액티브운용을 하는 펀드 중 운용성과가 좋은 펀드를 평가해 맡기는 등 다양한 자산군을 보유하는 형태로 운용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주식운용 규모가 은행 중에서는 큰 편이다. 은행은 통상 리스크 등을 감안해 변동성이 큰 주식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하나은행처럼 공격적으로 하는 곳은 많지 않다는 게 남궁 과장의 설명이다.

    남궁 과장이 최근 바라보고 있는 주식 시장 상황은 어떨까.

    그는 "최근 수급을 보면 4월에는 패시브 자금이 상당히 많이 빠져나갔는데, 그 갭을 액티브 자금이 메꾸면서 외국인 순매도가 오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그간 많이 오른 데 대한 피로감이 있는 데다 실적에 대한 민감도도 떨어지기 시작한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럴 때는 주식도 대형이나 지수 등을 편하게 갖고 있기보다 개별주식 위주로 잘 선별하되 알파전략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된다"고 했다.

    최근 전반적으로 포트폴리오 조정도 마친 상태다. 하나은행은 현금 비중을 높이면서 은행주를 비롯해 기계·운송·철강 등 인플레이션 수혜주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이는 올해 시장을 움직일 가장 큰 재료로 꼽은 '통화정책'과 무관하지 않다. 남궁 과장은 8월 잭슨홀 회의에서 테이퍼링 힌트가 나올 경우 이르면 올해 말에서 내년 초에 테이퍼링이 시작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있지만, 8월 테이퍼링 힌트 제시 전망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는 게 남궁 과장의 진단이다.

    남궁 과장은 "고용지표 자체는 쇼크였지만 저희는 임금이 상승한 데 조금 더 중점을 뒀다"면서 "임금지표의 경우 한 번 올라간 임금을 깎기 어렵다는 하방경직성이 있고 인플레이션 지속성과 연관이 큰데, 이번에 전월치(MoM)에 반영된 임금 개선폭이 컸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향후 MoM 개선이 조금 더 있다면 테이퍼링 진전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라며 "8월에 테이퍼링 힌트를 제시하기엔 충분하지 않나"라고 부연했다.

    그는 "소위 코로나 수혜주들은 미래 성장을 현재 가치로 가져와야 하는 성장 이슈 종목"이라며 "그런 종목의 경우 이러한 금리 인상이 부담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비중을 축소해 나가는 등 포트폴리오를 신경 써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향후 주식시장을 흔들 수 있는 테마 중 하나로 '공급의 이슈'를 언급했다. 현재 인플레이션이 수요가 견인하는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공급이 견인한 이슈라는 것이다. 지난달 미국 CPI가 급등한 주요인으로는 중고차 가격상승이 지목됐다.

    남궁 과장은 "공급이 견인한 인플레이션일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수요를 확인할 때까지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며 "만약 기대한 것만큼 수요가 따라오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높은데 성장이 없는 스태그플레이션이다. 주식시장에 큰 충격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3년도 소위 테이퍼 탠트럼이 온 것은 깜짝 놀랐기 때문인데 지금은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잘 되고 있다"며 "테이퍼 탠트럼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이 있는데 성장이 따라오지 못해서 충격이 오는 것이 주식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미리 잘 봐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이 있다"고 했다.

    그런 측면에서 그가 주목하고 있는 '입'은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다.

    남궁 과장은 "제 기억에 옐런이 연준 의장을 할 때도 굉장히 클리어하게 가이던스를 줬다"며 "최근 옐런이 더 재미있는 인사가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펼칠 때 부작용이 있을 텐데 그런 것에 대해 유일하게 언급하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구냐 하면 옐런이라고 생각한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언급하는 건 시장에 또 다른 인디케이션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프라 투자가 어떻게, 얼마의 규모로 결정될지가 향후 인플레이션의 핵심 키 중 하나"라며 "인플레이션에 영향 미칠 수밖에 없는 재정정책을 잘 지켜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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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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