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트 읽는 뱅커] 조범준 하나은행 원화투자채권 팀장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모두가 기피하고 너무나 힘든 곳. 그러나 그런 곳이 항상 기회가 된다"
단지 시장에서뿐 아니라 삶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말이다.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16년 넘게 근무한 조범준 증권운용섹션 원화투자채권유닛 팀장은 이런 철학으로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전문가다. 그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스와프베이시스가 마이너스(-)로 곤두박질하던 시절에 시장에서 가장 먼저 통화스와프(CRS) 마이너스 금리를 찍은 인사기도 하다.
조 팀장은 26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CRS 마이너스라는 것은 달러 금리에 원화 금리도 줄 테니 달러를 캐시로 달라는 달러조달 개념의 시장이 됐다는 의미다. 그 당시에는 너무나 힘들었던 곳"이라며 "그러나 기피하지 않고 하다 보면 오히려 큰 기회가 된다는 이야기를 주변에 많이 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지난 2005년부터 딜링룸에서 근무를 시작해 2006년부터 CRS와 이자율스와프(IRS)를 맡았고, 이듬해 11월부터 7년간 메인 거래를 맡았다.
지난 2014년부터는 런던지점의 NDF 데스크에서 외환(FX)·FX 스와프 거래를 커버했다. 3년간 런던에서 근무하다 돌아온 후에는 상품채권·수익증권업무를 거쳐 현재 3년째 증권운용섹션에서 투자채권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서 그는 대략 15명 안팎의 동료들과 약 40조원 규모의 북을 운용한다.
딜링룸에서 약 16년간 근무한 베테랑이지만 시장에 대한 고민은 여전하다. 올해 가장 눈길을 쏟고 있는 부분은 단연코 테이퍼링이다.
그는 "눈만 뜨면 코인과 집값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막대한 유동성이 풀린 상황에서 과연 통화정책 완화 기조가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테이퍼링 시기와 엮이는 것이 가장 핵심"이라며 "의외로 한국은행도 조금 빨리 태도를 바꿨다. 그래서 우리나라 채권시장도 긴장감이 온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조 팀장은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테이퍼링의 실제 액션까지 당기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 시기를 2024년도에서 2023년도로, 테이퍼링 시기도 내년에서 올해 연말 정도가 될 것이라고 '기대'는 당길 수 있지만 실제 액션은 늦어질 것 같다"며 "단지 미국만 보고 긴축이나 정상화 시그널을 냈을 때는 부작용이 좀 있다. 지난 2013년에도 발작이 일어나면서 공식화 후에도 바로 (테이퍼링을) 못했다. 이번에도 예상은 빨라졌지만, 실제 액션은 늦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금리 고점과 관련해서는 10년만기 금리가 2%를 웃도는 환경이 오래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봤다. 단기적으로 금리 고점은 테이퍼링이 공식화될 것이라는 컨센서스가 모여 있는 9월 정도로 예측해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시간을 버틸 수 있는 채권 종목이나 섹터에서의 투자가 유효할 것으로 내다봤다. 5년 구간 역시 생각해볼 수 있는 옵션이다. 과거에 은행이 통상 짧은 듀레이션의 투자만 해오던 구조를 이번 기회에 바꿔보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는 지점이란 것이다.
그는 "마냥 단기물로만 도망가서 투자하는 것도 길게 보면 답은 아니다"며 "현재는 1~2년 만기에 너무 몰려 있다. 일례로 특수은행채(특은채)를 발행하면 많이 몰리는데 그것을 따라가면서 사는 것은 조금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권의 본질은 안정적 운용인만큼 캐리와 이자수익에 치중하면서 다지는 동시에 만기보유계정 위주로 매수하면서 이자수익을 두텁게 가져가려 한다"며 "밀릴 때마다 약간 저평가된 구간을 매수하는 전략을 핵심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으로는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실적에서 고유자산 운용수익의 중요성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저금리 기조 등을 이미 겪은 일본이 자산비중을 유가증권 위주로 가져가듯이 현재 대출 위주인 우리나라도 결국은 유가증권 비중이 올라가야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해외채권 비중이 높아지는 게 추세일 것이다. 은행들이 외치는 글로벌과 비이자이익이 합쳐지는 부분이 결국 글로벌 채권"이라며 "선진국보다 신흥국 채권에서 기회를 많이 보려고 하는 게 앞으로의 추세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 팀장이 바라보는 현재 우리나라 채권시장은 어떨까. 그는 약 10년 사이에 국가신인도가 올라가면서 우리나라 채권에 대한 인식도 바뀌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현재 역대 최대 수준인 170조원 이상의 국내 채권을 보유하면서 채권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예전 같았으면 절대로 소화되지 않을 채권의 규모"라고 평가했다.
그는 "10년 전 시장과 비교해보면 이제 북한 관련 이슈가 생겨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코로나19 위기가 터졌을 때도 통화스와프 등을 하면서 환율이 잘 내려왔다"며 "그만큼 우리나라 신인도가 많이 올라간 것인데, 여기에는 재정건전성의 영향이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의 소위 '꼬장꼬장한' 전통이, 즉 보수적인 스탠스가 지금 이 정도의 재정건전성을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가 걱정하는 부분은 이 부분이 틀어졌을 때의 시장 출렁임이다.
조 팀장은 "제가 경험한 기간 동안 우리나라 신용등급은 한 번도 떨어지지 않았다"며 "은행들이 채권 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신인도가 흔들거리는 일이 발생하면 굉장히 큰 스트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 팀장은 딜링룸 후배들에 대한 조언을 주문하자 '과감하되 어려울수록 단순해져라'를 꼽았다. 조 팀장은 "너무 재는 것만으로는 트레이딩이 안 된다. 갖고 있는 재량 안에서는 과감하게 행동하는 것이 좋다. 다만 너무 힘든 장일수록 단순화해서 가는 것이 현명하더라"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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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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