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FIU에 가상자산 전담인력 확충
  • 일시 : 2021-05-27 09:44:28
  • 금융위, FIU에 가상자산 전담인력 확충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금융위원회가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관련 이슈를 들여다볼 전담 인력을 확충했다. 정부가 가상자산 투자자를 보호할 시기를 놓쳤다는 비판이 거센 만큼 금융위 안팎에서 관련 조직이 신설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7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금융위는 최근 FIU 산하에 가상자산 이슈를 전담할 사무관 인력 3~4명을 재배치했다. 정기인사 시즌이 아닌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금융위는 각 주무과에서 에이스로 정평이 난 사무관들을 특별히 선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별도의 팀을 꾸린 것은 아니지만, 업무범위가 넓은 FIU에서 가상자산영역을 전담한 인력이 사실상 한 명에 불과했던 만큼 이번 인사는 의미가 크다.

    이에 관가에선 금융위 중심으로 가산자산 전담조직이 꾸려질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당초 기획재정부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부에서 부정적인 의견이 큰 만큼 금융당국이 총대를 맬 수밖에 없으리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사실 금융위는 그간 가상자산 시장을 꾸준히 들여다 봐왔다.

    국내에서 가상자산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이 거셌던 2017년 말, 금융위는 금융서비스국 전자금융과 산하에 가상통화대응팀을 한시적으로 운영했다. 과장급 팀장 이하 5명 안팎으로 팀을 구성해 범부처 가상화폐 대응책을 독려하며 국무조정실과 법무부 등 주무 부처와 정책 조율을 담당했다. 물론 당시에는 범정부 차원의 대응이 있었기에 가능한 조치였다.

    이후 가상통화팀은 이듬해 금융위 조직개편 과정에서 신설된 금융혁신기획단에 흡수돼 가상자산 관련 시장관리는 물론 감독이 필요한 곳을 들여다봤다. 현재는 금융혁신과에서 관련 내용을 챙기고 있다.

    정부는 여전히 가상자산을 기존 금융시스템의 취약성을 부각하는 일종의 투기현상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추종자들이 강조하는 블록체인산업의 유망성 자체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나,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을 동일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언급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은 위원장은 전일 '코리아 핀테크 위크 2021'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상자산의 가격변동은 보호할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다만 가상자산에 적용할 수 있는 보호 개념은 지난 3월부터 개정된 특금법에 기반함을 시사했다.

    은 위원장은 "해당 법에 따르면 가상화폐 거래소는 9월 25일까지 고객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계좌 등을 받아 신고해야 하고, 신고된 거래소에 고객이 돈을 넣으면 그 돈을 빼갈 수 없게 다 분리가 된다"며 "그 틀 안에 들어오면 자연스럽게 투자 자금이 보호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신고를 마친 가상자산 사업자에서 거래된 투자자금은 금융당국의 보호 대상이란 얘기다.

    금융위가 최근 FIU 내 가상자산 전담인력을 확충한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부터 시행한 특금법 개정안은 가상자산사업자들에게도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부여했다. 이들은 반드시 은행으로부터 고객 실명을 확인할 수 있는 입출금계좌를 받아 영업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가상자산 사업자로부터 실명 확인 입출금계좌 발급 신청을 받아, 해당 사업자의 위험도·안전성·사업모델 등에 대한 종합적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실명 입출금 계좌 발급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 은행권은 협회가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마련한 '가상자산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AML) 위험평가 방안'의 실제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에는 정치권에서 입법활동까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이 가상자산업자의 인허가권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한 데 이어 김병욱 의원은 가상자산의 불공정거래 행위의 처벌근거를 담은 가상자산법을 내놨다.

    여당 의원 중심으로 입법활동이 전개되고 있는 만큼 관련 논의는 하반기 국회에서 적극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만약 법안이 통과된다면 금융위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일부에서는 가상자산을 향한 세계적인 추세를 고려해 관련조직을 상시화해야 정부 차원의 조치를 제대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가상자산 가격 변동성이 클 때만 반짝 운영하는 한시적인 조직에선 중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하기 어려워서다. 더불어 인력 충원도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한 부처 관계자는 "우선 9월까지 가상자산 사업자 등록이 이루어진 이후 상황을 고려한 조치일 것"이라며 "가상자산과 관련한 자금세탁 방지는 일찌감치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데다 최근 관심이 더욱 집중된 이슈다. 가상자산을 향한 정치권의 관심도 커 금융위에서도 대응을 강화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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