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미스터리'…인플레 치솟는데 왜 빠지나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최근 미국 달러화가 인플레이션 급등에도 하락 압력을 받는 등 이례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달러 약세 흐름은 중국 위안화의 강세 압력과 직결되며 관련 배경에 시장의 관심도 쏠리고 있다.
2일 연합인포맥스 해외주요국 외환시세에 따르면 주요 10개국(G10) 통화 대비 글로벌 달러 지수는 89.86으로, 지난 3월말 93.34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하게 떨어지고 있다.
달러화 가치는 일반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와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가진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수록 중앙은행의 통화 긴축 전망도 강화해 자국 통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은 치솟고 있다.
지난달 발표된 미국의 4월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6% 오르며 지난 2008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3.1% 상승하며 지난 1992년 이후 최대 상승폭 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2%로 시장 예상치 3.6%를 크게 웃돌았다.
◇ 인플레만 보지 않는 연준
이처럼 달러와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가 깨진 것은 기본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를 당장 키우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연준은 주요국 중앙은행과 달리 물가는 물론 고용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를 갖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달러와 인플레이션의 관계가 약해진 것은 다른 국가의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주요 목표로 삼는 것과 달리, 연준은 광범위한 이중 책무를 가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준 내부에서는 현재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인 압력으로 보는 견해도 우세하다.
레이널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전일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단기적으로 다소 높아질 수 있지만, 경제가 완전히 재개된 후 전반적으로는 변동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랜들 퀄스 연준 은행 감독 부문 부의장도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의 각기 다른 부문이 각기 다른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을 보게 되지만, 이러한 인플레이션의 상승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원자재 부족 등 공급망의 병목 현상은 공급 측면의 인플레이션 압력으로서, 단기적인 요소로 분류할 수 있다.
당장은 연준이 물가보다는 고용 안정 즉, 경기 회복에 방점을 찍는다는 인식이 달러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 인플레에 반응하는 유로화가 달러 눌러 앉혀
달러와 인플레이션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유로 지역 거시 환경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유럽 내에서도 인플레이션 압력은 최근 가파르게 커졌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중 책무를 가진 연준과 달리 물가 안정에 더욱 집중하고, 연준보다 통화 긴축 우려를 더욱더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유로화는 인플레이션 지표에 반응해 강세를 보이고, 유로화 강세는 글로벌 달러 지수의 하락세를 더욱더 자극했다.
이런 진단은 현재 연준 부의장을 맡은 리처드 클라리다 등이 발표한 과거 연구 내용과도 일치한다.
당시 클라리다 등은 중앙은행이 테일러 법칙으로 물가 안정을 목표로 둔다면, 인플레이션 급등은 명목 환율의 평가절상으로 이어진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미국과 일본처럼 중앙은행이 물가 안정을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인플레이션이 환율 절상으로 이어지진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편, 가파른 달러 약세는 최근 위안화 강세의 주된 배경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예상보다 빠른 경기 회복과 외국인 자금 유입 등의 재료 외에도 기본적으로 달러 약세 기조가 위안화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는 지난 4월 이후에만 3% 이상 올랐고, 지난 1년 동안은 10% 넘게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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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지수와 유로-달러, 달러-위안 환율의 최근 변동 추이>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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