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으로 환류하는 달러…"은행들, 과잉 유동성 감당 못해"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재정 투입과 금융완화에 따른 과잉 유동성에 미국 달러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보도했다. 갈 곳을 잃은 달러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로 역류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미국 단기 금융시장의 이변과 관련해 "더 이상 은행이 과잉 유동성을 안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역레포 수요가) 6천억~7천억 달러까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역레포(Reverse Repo)는 연준이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흡수하는 자금조절 장치다. 금융기관이 연준으로부터 받은 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준다. 현재 금리가 0%이기 때문에 지난 3월 전까지는 거의 이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3월 중순부터 점점 늘어나기 시작해 지난달 28일에는 수요가 4천853억 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달 3일에도 4천791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간 연준은 금융완화 정책을 통해 미국 경제에 자금을 공급해왔다. 니혼게이자이는 역레포의 급증은 달러화가 연준으로 되돌아올 만큼 넘쳐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달러를 거치할만한 곳을 찾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은행이 예금을 끝없이 늘리는 것은 불가능하며, 예금에 둘 수 없게 된 자금은 단기증권 등에 투자하는 MMF(머니마켓펀드)로 향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MMF가 투자할 만한 곳이 부족해졌다.
미국 3개월물 국채 금리가 0.01%까지 하락하면서 거래 상황에 따라 마이너스 수익률이 될 가능성이 생겨났다. 이에 따라 MMF는 0%의 금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어쩔 수 없이 역레포를 이용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달러 공급량은 최근 1년간 팽창했다. 현금과 예금 등의 형태로 실제 경제에서 유통되는 화폐 총량을 나타내는 M2는 2월에 전년 동월 대비 27% 급증했다. IT 버블기(10%)와 일본의 버블기(13%)를 웃도는 수준이다. 3월 이후에는 전년 대비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일본과 유럽의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의 리먼 사태 대응과 일본은행의 양적·질적 금융완화의 경우 자금의 증가가 은행의 중앙은행 예치금 등의 형태로 금융시스템 속에 머물러 시중 자금의 증가세는 제한됐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재난지원금 등의 재정 투입을 통해 시중에 직접적으로 자금이 전달됨으로써 과거 위기 대응 때보다 자금 잉여도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잉여는 통화 약세를 초래하고 있다. ICE 달러 지수는 현재 89대로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이전인 2019년 말과 비교해 약 7% 하락했다.
미즈호은행의 가라카마 다이스케 이코노미스트는 "8월 잭슨홀 회의에서 (연준이) 완화 축소의 길을 시사하지 않으면 달러가 한층 더 약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연준이 역레포를 통해 잉여 달러가 갈 곳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는 금융조절 범위 내에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의도치 않은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고 전했다.
다만 달러 약세가 과도하게 진행되면 미국의 물가 상승세에 박차가 가해질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 긴축 관측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과잉 유동성이 세계 자산 가격을 밀어 올렸기 때문에 급팽창의 반동은 시장을 흔들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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