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 어디로 가고 있나…다섯 지표 살펴보니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여전히 높은 실업률에도 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는 등 지표들이 평소와 달리 다른 방향을 가리키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판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일부 상품과 서비스 가격은 치솟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도 있고 주택건설, 자동차 제조 등 일부 제조업 분야는 병목 현상으로 생산량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정책 입안자들은 이런 혼란이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아직 이해하지 못한 방식으로 경제를 바꿔 놓거나 단기 혼란이 장기 지속하는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기껏해야 1950년대 전후 호황이나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 시기 정도가 역사적으로 유사한 시기일 뿐이다.
경제전망을 제시하는 회사인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안 세퍼드슨은 "현 시점에서 어떤 것도 무시할 수 없다.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하루 뒤로 예정된 5월 고용보고서도 마찬가지다.
전월보다 강한 고용수치가 나올 경우 구인대란은 일시적인 과장이었던 것으로 해석될 것이다. 다만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통해 해결했다면 인플레이션의 불을 지필 수 있다.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오면 경제회복이 비틀거린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단지 해결에 2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뉴욕타임스는 3일(현지시간) 현재 상황에 대한 명확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 경제학자들이 관찰하고 있는 다섯 가지 지표를 제시했다.
◇ 가격(price)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4.2% 상승했다. 2008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다. 대규모 가격 증가는 대부분 팬데믹으로 수요가 붕괴했다가 반등하는 여행, 식당이거나 공급망 붕괴에 시달리는 신차와 같은 품목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압력은 시간이 지나면 완화한다.
경제학자들이 신경 쓰는 것은 가격 인상이 경제의 다른 부분으로 확산하는 신호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연구자들은 팬데믹 충격에 기초해 상품과 서비스를 분류하기 위해 작년 초 판매 양상을 연구했다. 이들의 코비드 제거 인플레이션 지수는 지금까지 팬데믹 충격을 받은 부분 외에서는 인플레이션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절사평균 CPI는 단기 붕괴의 잡음 속에서 인플레이션 신호를 포착하기 위한 다른 수단이다. 이 지수는 미국 노동부의 CPI에서 변동성이 큰 부분을 제거한다.
더 간단한 방법을 찾는 이들은 CPI의 임대료 부분을 살펴보면 된다. 이 부분은 전체 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단일 항목인 데다 다른 부류들보다 팬데믹의 영향이 적다. 임대료가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면 인플레이션이 뒤따를 수 있다.
◇ 인플레이션 기대
경제학자들이 인플레이션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자기 예언적 성격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가격 인상을 예상하면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다시 고용주는 가격을 올리는 식이다. 이 때문에 경제전망을 하는 이들은 현재 가격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기대에도 주의를 기울인다.
단기에는 소비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는 자주 구매하는 품목의 가격에 주로 영향을 받는다. 휘발유 가격이 특히 그렇다. 경제학자들은 이 때문에 미시간 대학의 5년 인플레이션 기대 지수와 같은 장기 예상에 좀 더 주의를 기울인다. 최근 이 지수는 7년 내 최고를 나타냈다.
기업,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전망도 중요하다. 연준은 최근 일반 인플레이션 기대 지수를 분기별로 발표하고 있다. 해당 지수는 올해 1분기 인플레이션 기대가 상승했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역사적으로 살펴봤을 때는 여전히 낮았다.
◇ 노동공급
노동가능인구의 공급을 추적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노동참여율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 지표는 일하고 있거나 구직 중인 성인의 비율을 반영한다. 노동참여율은 많은 노동자가 일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노동부는 세부 산업별 분석을 제공하지 않는다.
다른 지표는 구인배율을 살펴보는 것이다. 노동부는 월간 단위로 자료를 내고 있고 구인 사이트들은 주간 자료를 발표하고 있다.
두 지표는 한가지 결점이 있는데 일자리를 원하지만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실업자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KPMG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콘스탄스 L 헌터는 비자발적 시간제 노동자 지표를 살펴보는 것을 제안했다.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정상적인 회복에서처럼 지표가 정보를 제공하지는 않는다"며 "보통 때는 비자발적 시간제 노동자 지표를 살펴보면서 침체에서 빠져나온다고 하지는 않는데 지금은 그렇다"고 말했다.
◇ 임금
팬데믹 기간 중 임금 성장은 최소한 다른 침체와 비교해 탄탄했는데 저임금 노동자들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팬데믹 봉쇄 기간 중 사업을 유지한 많은 기업이 노동자를 유지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거나 보너스를 지급했다. 지금은 팬데믹이 완화하면서 채용을 위해 임금을 올리고 있다.
문제는 최근 임금 인상이 일시적인 것인지, 아니면 고용주와 피고용인 사이의 힘의 균형이 장기적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반영하는지이다. 이 문제는 미국에서 신뢰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임금인상 지표가 없다는 점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다.
노동부의 월간 고용보고서에는 시간당 소득 평균이 나오지만 팬데믹 기간 중 고용시장 내 유입, 유출 규모가 커 사실상 쓸모가 없다.
경제학자들은 덜 왜곡된 지표를 관찰하고 있는데 레저, 접객업계 비관리직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임금은 저임금 노동자에게 일어나는 일을 반영하고 있다.
분기별로 나오는 고용비용지수도 좋은 자료다. 미국 노동부가 배포하는 이 자료는 고용 양상의 변화를 보여주는데 평균 임금의 하락으로 저임금 섹터의 고용 열기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1분기에는 가벼운 상승을 보여줬는데 이코노미스트들은 7월 나올 2분기 자료를 기다리고 있다.
◇ 기타
이 외에도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소비자물가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된다. 통계청의 재고와 국제교역 자료는 공급망 병목현상을 살펴보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단위 노동 비용은 생산성 증가가 임금인상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는지 보여준다.
조지워싱턴대의 타라 싱클레어 이코노미스트는 "정상적인 시기에는 약간의 지표만 추적해도 경제가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며 "큰 변동이 진행 중일 때에는 말 그대로 수백 개의 지표를 추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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