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환시 원-위안 동조화 과도해"…외환당국의 불편한 속내
(서울=연합인포맥스) 오진우 기자 = 서울 외환시장에서 중국 위안화가 시장을 움직이는 핵심 요인으로 부상하면서 외환 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안화 움직임으로 인해 달러-원의 변동성이 예기치 않게 확대될 수 있는 데다, 장기적으로 위안화 동조가 심화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는 탓이다.
특히 중국 측에서 위안화와 원화의 동조화와 관련한 무리한 주장이 나오면서 당국도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위안화 다시 관심 집중…서울 환시 영향력 확대
8일 서울 환시 참가자들에 따르면 최근 달러-원을 움직이는 주요 동인은 중국 위안화다.
일례로 지난주 달러-위안이 지난주 약 3년 만에 최저치인 6.3위안선 부근까지 내려서자 달러-원도 1,105원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하지만 인민은행의 외화지급준비율 인상 조치로 달러-위안이 반등하자 달러-원도 급하게 튀어 올랐다.
시장 참가자들은 앞으로 위안화를 둘러싼 변동성이 더 커지면서 원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 협상이 재개되는 움직임 속에 위안화 환율이 주요 화두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위안화 절상 방어 문제가 양국 간 논쟁의 핵심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과도한 동조화 부작용 우려…中 속내도 '황당'
당국 관계자들은 단기적으로는 위안화로 인해 원화의 변동성이 필요 이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위험요인으로 보고 있다.
외환 당국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반면 우리나라는 유출되는 등 경제 상황이 다름에도 위안화 방향성만을 보고 달러-원에 베팅하는 움직임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 위험은 원화와 위안화 동조화가 지속하는 경우다. 위안화가 빠르게 절상되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벗어난 수준의 원화 강세 국면이 전개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특히 최근 중국에서는 위안화가 추세적으로 절상되더라도, 원화 등 주변 통화의 동반 강세를 이끈다면 중국 경제가 받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저우청쥔(周誠君) 인민은행 금융연구소 소장은 최근 한 세미나에서 위안화가 원화 등 아시아 통화의 '앵커 통화' 역할을 한다면 통화 절상에 따른 경쟁력 저하에 대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플라자합의에 따른 엔화 절상으로 일본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지만, 독일의 경우 마르크화가 비슷하게 절상됐음에도 주변 통화가 동반 절상되면서 악영향이 제한됐던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저우 소장은 또 서울 원-위안 직거래 시장 규모가 상하이 시장의 거래량을 훌쩍 넘어서는 점 등을 들어 위안화가 인접국에서 앵커 통화 역할에 다가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추진하는 위안화 국제화가 자국 통화 절상에 따른 위험을 인접 국가로 분산시키려는 저의를 깔고 있음을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당국의 한 관계자는 "자국 통화의 움직임으로 다른 나라가 받을 영향에 대해 무책임하게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불편한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더욱이 서울 원-위안 시장의 경우 우리 정부가 시장조성 은행에 대한 각종 인센티브 등을 통해 거래량을 유지하는 상황이다. 실수요를 기반으로 환율이 결정되는 이상적인 직거래 시장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
중국 당국이 서울 원-위안 시장의 활성화를 근거로 삼아 위안화가 기준 통화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 당국 입장에서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버는' 상황과 다를 바 없는 셈이다.
당국 관계자는 "원-위안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위안화에 대한 실수요는 아직 미미하다"면서 이를 근거로 위안화의 '앵커통화'화를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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