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금리, 왜 자꾸 떨어지나…도이체가 본 '특이 신호'
  • 일시 : 2021-06-21 13:10:00
  • 채권 금리, 왜 자꾸 떨어지나…도이체가 본 '특이 신호'



    (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채권시장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연준)의 정책 기조 변화에 매우 특이한 신호를 발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1일 오후 12시34분 현재 미국 10년 국채금리는 1.40%선을 하향 돌파해 1.36%까지 내려앉았고, 30년 금리도 1%대로 진입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도이체뱅크의 조지 사라벨로스 외환 전략가는 보고서를 통해 "시장은 연준이 일단 긴축하기 시작하면 금리를 크게 인상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 것 같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는 "단기간의 가격 움직임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되지만, 시장은 관찰이 필요한 몇 가지 특이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은 지난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부터 다소 들썩거렸다. 연준은 오는 2023년 말까지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하는 동시에 자산 매입 감축(테이퍼링)의 궁극적인 필요성에 대해 언급하기 시작했다.

    채권시장은 단기 금리 위주로 올랐고, 달러 가치도 강해졌다. 원자재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고, 주가는 나스닥 지수를 제외하고 떨어졌다.

    이런 여러 시장의 움직임을 하나로 묶어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도이체의 진단이다.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시장 움직임 가운데 달러 랠리가 가장 설명하기 쉬운 부분"이라며 "달러에 중요한 것은 단기 실질 금리라는 우리의 시각과 이번 움직임은 정확히 일치했다"고 평가했다.

    실질 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조정한 금리다. 단기 금리는 이번 FOMC 회의를 계기로 크게 올랐다. 장기 금리인 10년 국채금리가 상승하지 않더라도 달러가 강하게 반등한 것은 놀랄 일이 아니었다는 게 사라벨로스 전략가의 설명이다.

    원자재 시장에 대해서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던 상황에서 연준의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며 "달러와 원자재 가격 사이에는 매우 높은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연준의 스탠스가 바뀌며 원자재 가격 급등세도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지표들을 보면 연준의 보유 자산과 원자재 기격, 인플레이션 기대 사이에는 극도로 강력한 연관성이 있다"며 "지난 2013년 연준이 테이퍼링 계획을 시사했던 것도 인플레이션 기대가 정점에 달했던 때"라고 강조했다.

    예상과 다르게 반응한 곳은 채권시장이다.

    연준의 테이퍼링 시사는 기본적으로 채권 금리를 끌어올려야 한다. 그런데도 국채 10년과 30년물 등의 금리는 하락했다.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채권시장이 커브 플래트닝으로 돌아서는 놀라운 반전을 보이고 있다"며 "2024년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 금리는 올랐지만, 그 이상 구간에서는 떨어졌다. 시장 내 인플레이션 기대도 같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연준이 아직 금리 인상을 시작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반응"이라며 "시장의 움직임은 소위 '자연 이자율'이라 불리는 것에 대한 투자자의 비관적 견해와 일치한다"고 풀이했다.

    자연 이자율이란 완전 고용 상태이면서도 물가 상승률이 중앙은행 목표치에 근접한 경제 상태의 금리다. 경기 과열 없이 잠재 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수준의 금리다.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시장의 메시지는 연준이 조기 금리 인상을 결정하면 인플레이션과 경기 성장이 제한 속도에 도달할 수준까지도 가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최초 금리 인상 뒤에는 금리 기대치가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시장은 자연 이자율이 나타나는 경기 상황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런 관점은 채권시장 밖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연준의 작은 기조 변화에도 달러가 민감하게 반응한 것은 금리에 대한 투자자의 펜트업(pent-up) 수요를 반영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압력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고, 이는 결과적으로 경제에 예상보다 빠른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ary) 압력을 키운다"고 내다봤다.

    달러화가 당장의 단기 금리 상승에 반응하는 것은 강력한 고금리 수요 때문이고, 달러 수요는 결국 인플레이션을 극복하기 위한 통화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사라벨로스 전략가는 "다만, 달러가 대형 상승 주기를 타려면 연준은 꽤 멀리 갈 수 있어야 하는데, 시장은 그렇게 확신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장이 단기 금리 상승에 따른 달러 수요를 반영하면서도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움직임을 예상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그는 "자연 이자율에 대한 비관론은 주식시장에서도 나타난다"며 "금리에 민감한 성장주가 오르고 나스닥 지수가 상승하는 것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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