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대환대출플랫폼 '패닉'…빅테크 탓하는 속내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예원 기자 =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월 출시를 목표로 추진하는 대환대출 플랫폼(인프라)을 두고 은행권이 사실상 '패닉'에 빠진 모습이다.
빅테크 종속·수수료 지급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실상 대환대출 인프라에서 금리 경쟁에 뛰어들어야 하는 만큼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0월 중으로 비대면·원스톱 대환대출이 가능하도록 하는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금융결제원을 통한 대환대출 인프라와 기존 핀테크사들이 운영하고 있던 대출비교 플랫폼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소비자는 대환대출 인프라에 접속해 각 플랫폼에 탑재된 은행권 상품을 비교해 대출을 갈아타는 게 가능해진다.
여기에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12개 핀테크 기업이 출사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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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은행권은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반발 의사를 드러낸 상태다. 플랫폼에 수수료까지 지불하면서 동시에 금융상품만 제공해야 하는 처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은행권은 논의과정에서 은행권 공동대출비교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의지까지 전달했다. 금융당국도 의지가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상을 뜯어보면 은행측 입장과는 다른 면모가 있다.
우선 이미 기존에 은행권들이 앞다퉈 온라인 대출 비교·분석 플랫폼에 스스로 탑승하고 있었던 점이다. 신한·우리·하나은행 등은 토스·카카오페이가 운영하는 대출비교 플랫폼에 상품을 탑재한 상태다.
금융당국 역시 이러한 은행권의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고 대환대출 인프라 구축 방안에 착안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해당 은행권이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한다고 해서 모든 대출상품을 비교당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은행권은 종전과 같이 대출비교 플랫폼에 올릴 수 있는 상품을 선택할 수 있다.
수수료 역시 마찬가지다. 은행권은 금융결제원이 깔아놓은 인프라에 탑승한 플랫폼 기업들이 수수료만 가져가는 일종의 '무임승차'를 비판하고 있는데, 해당 문제는 금융당국도 동일하게 바라보고 있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 말대로 핀테크가 인프라에 올라타서 수수료만 가져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며 "당국에서는 기존에 은행권이 대출비교 플랫폼에 들어갔던 수수료보다 낮게 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힌 상태"라고 말했다.
당국이 중점을 두고 있는 중금리대출의 경우 수수료 수준이 더욱 낮게 책정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위는 지난 4월 발표한 중금리대출 제도개선 방안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가 대환대출 인프라에 참여할 경우 현재보다 낮은 수준에서 수수료 상한을 정하도록 유도하고 중금리대출은 더욱 낮게 설정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예시에 따르면 일반 신용대출 중개수수료가 1.0%, 중금리대출 중개수수료가 0.5%다.
금융당국은 어떤 플랫폼을 선정해서 연결할지도 은행 손에 맡겼다. 단 독점 등을 방지하기 위해 2개 이상 복수의 플랫폼에 들어가도록 했다.
지난 6일 금융당국과 각 업권별 협회 간 회의에서 금융당국은 금융결제원 중심의 협의체를 제안했다. 여기에는 은행연합회·여신금융협회·저축은행중앙회·금융결제원 관계자와 이들이 추천한 민간위원 등이 포함된다. 수수료 등 심사 요소와 플랫폼 업체 선정기준 등도 여기서 마련할 방침이다.
결국 은행권의 반발에서는 대환대출 인프라가 본격화될 경우 본격적으로 마주해야 하는 '무한 금리 경쟁'에 대한 부담이 본질인 것으로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 금융사들이 온라인대출 플랫폼 등에 참여했던 것은 상품판매 차원도 있지만, 홍보 차원에서 들어간 것도 있을 것"이라며 "직접 금리 경쟁에 뛰어들어 금융사 간에 소위 대출 '땅따먹기'를 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어온 플랫폼에 대한 위기의식이 이번 인프라를 기점으로 크게 발현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ywkim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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